평가전 무패 행진으로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대표팀에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이른바 ´부상 주의보´가 그것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평가전에서 4-2로 승리했다. 결승 투런포를 비롯해 3안타를 몰아친 4번타자 김태균의 활약과 계투진의 호투 등 공수의 완벽한 하모니를 선보인 대표팀은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팀 세이부의 자존심을 꺾었다. 특히, 이 날 상대한 세이부가 이틀 전 일본대표팀을 7-2로 물리쳤기에 그 기쁨은 더욱 컸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선수들 역시 한층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렇게 사기가 충천할수록 더욱 유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부상이다. 첫 경기를 4일 앞둔 이 때 부상을 당할 경우 그동안 끌어올린 전력과 사기는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미 대표팀은 여러 선수들의 부상으로 완전한 전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유격수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박진만이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났다. 오른 어깨 통증으로 송구 자체가 불가능했던 박진만은 하와이의 따뜻한 날씨에 한 가닥 희망을 걸어봤지만 결국 엔트리 탈락을 피해 가진 못했다. 마무리와 3번타자로 일찌감치 낙점된 임창용과 추신수는 나란히 팔꿈치에 이상이 생겨 코칭스태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허리 부상으로 하와이 전훈에 불참한 임창용은 지난 28일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가진 소속팀 시범경기에서 타구에 팔꿈치를 맞아 곧바로 병원에 후송됐다. 정밀 진단 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확인됐지만 당분간 투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 추신수 역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세이부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배팅을 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던지는 팔에 약간의 통증이 있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실제로 추신수는 경기 전 프리 배팅에서 수차례 타구를 관중석 상단에 내리꽂으며 파워를 과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는 추신수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그의 소속팀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추신수의 부상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팀 닥터를 일본으로 보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전 포수 박경완은 세이부와의 경기 중 자신이 친 타구에 발등을 맞아 한동안 배팅 박스에 들어서지 못하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WBC 규정상 대회 개막 이틀 전인 3일까지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예비 엔트리에 있는 선수와 교체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상태에서 쉽사리 출전을 강행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도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