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로베 톨라 구타(24·사진·에티오피아)는 잠실 주경기장 잔디밭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았다.
녹초가 됐지만 관중들이 사진을 찍자고 하자 밝게 웃으며 어깨동무를 했다. 그의 옆에는 자국에서 온 소녀 바샤두 다바(14)가 있었다. 다바는 동아일보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이 에티오피아 육상 꿈나무를 상대로 펼치는 희망 프로젝트에 선발된 아이. 한국은 처음이다. 구타는 열 살 아래 다바에게 자신의 월계관을 씌워주며 웃었다.
“오늘은 내 월계관을 너에게 씌워주지만 언젠가는 네가 우승해서 나에게 월계관을 씌워줬으면 좋겠어.”
구타는 먼 타지까지 와 응원한 후배에게 우승 장면을 보여줘서인지 뿌듯해 보였다.
“출발할 때는 날씨가 상당히 추웠어요.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이 도로변에서 응원해줘서 힘이 됐습니다.”
2시간25분37초의 기록으로 골인한 구타는“내년에도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