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서울국제마라톤]이봉주40번째완주‘아름다운피날레’

입력 2009-03-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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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5일, 서울 세종로에서 잠실종합운동장 간 42.195km 코스에서 열린 2009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모세스 아루세이(케냐)가 2시간7분54초로 남자부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로베 톨라 구타(에티오피아)가 2시간25분37초로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에는 지영준(경찰대)이 2시간10분41초로 남자부 5위, 이선영(안동시청)이 2시간27분48초로 여자부 2위를 차지했다. 서울 국제마라톤은 보스턴, 뉴욕, 런던, 베를린, 시카고 등 세계에서 11개 뿐인 ‘골드대회’진입을 눈앞에 뒀다. 한편 이날 2만여 명이 참가한 마스터스 부문에서는 이용희 씨(40·2시간28분34초)와 이정숙 씨(43·2시간49분59초)가 남녀부 우승을 차지했다. ○국민 마라토너, 아름다운 피날레 1위 아루세이(케냐)가 결승선을 통과한 지, 8분 여 뒤였다.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턱수염과 선글라스. 멀리서도 ‘국민 마라토너’임을 알 수 있었다. 장내 아나운서가 응원을 보내자 이봉주(39·삼성전자)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마지막 힘을 냈다. 2시간16분42초(14위). 생애최고기록(2시간7분20초)보다는 10분 가량 뒤졌지만, 이봉주는 최선을 다했다는 듯, 옅은 미소를 띠었다. 불혹을 앞둔 이봉주가 40번째(현역세계최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순간이었다. 이봉주는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한국마라톤에 기여하겠다”며 태극머리띠를 후배들에게 넘겼다. ○오뚝이 마라톤 인생 처음부터 선두그룹과는 격차가 있었다. 석 달 넘게 준비한 대회였지만, 세월의 무게는 온 몸에 배어있었다. 그래서 섣부른 욕심으로 오버페이스를 하기보다는 차분히 완주하는 길을 택했다. 꼭 자신의 마라톤 인생 같은 레이스였다. 이봉주와 동갑내기인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도 “사실, 봉주가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타고난 폐활량이 있었던 것도, 스피드가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은근과 끈기만큼은 최고였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일어서는 것이 이봉주의 마라톤 인생이었다. 19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이후 슬럼프. 하지만 1998로테르담대회에서 한국기록(2시간7분44초)을 세우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운을 겪은 뒤에도 세계최고권위의 제105회보스턴마라톤(2001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후배들을 믿는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14위에 그쳤을 때는 은퇴설도 터져 나왔다. 하지만 2007년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4초의 기록으로 역전우승, 올림픽4회연속출전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베이징올림픽 직전, “왜 아직도 뛰느냐?”는 질문에 이봉주는 두가지 이유를 댔다. “첫째는 여전히 달리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올림픽 금메달을 못 따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제 후배들의 몫으로 남게 됐지만, 마라톤 코스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봉주는 “후배들을 믿는다”면서 “정확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쉬면서 지도자의 길 등 진로를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 잠실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교통 통제에 협조해 주신 서울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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