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승부마감´5개월동안무슨일이있었나?

입력 2009-03-22 1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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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선두 싸움과 6강 경쟁을 뒤로 하고 올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31일 개막한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는 22일 서울 SK-인천 전자랜드, 원주 동부-대구 오리온스, 부산 KTF-창원 LG, 전주 KCC-울산 모비스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약 5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5개월이었다. 시즌 초 약체로 평가됐던 모비스는 시즌초부터 ´돌풍´을 일으킨 후 막판 5연승을 달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지막 날까지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결국 마지막까지 남은 안양 KT&G와 LG, 전자랜드 중 LG와 전자랜드가 6강에 올랐다. 대형 트레이드도 이뤄졌다. 인천 전자랜드와 전주 KCC는 지난해 12월 강병현-조우현-정선규와 서장훈-김태환을 바꾸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부상도 유난히 많은 시즌이었다. 김주성과 김승현, 방성윤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팀 성적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대마초 흡연은 농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SK의 디앤젤로 콜린스의 대마초 흡연 혐의로 시작된 외국인 선수의 대마초 흡연은 캘빈 워너와 테런스 섀넌에게 옮겨갔고, 결국 콜린스가 영구제명되고 워너와 섀넌이 퇴출되는 것으로 일은 일단락됐다. ▲ 저비용 고효율 모비스 ´돌풍은 계속된다´ 샐러리캡 소진율 66.6%(11억9900만 원)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KBL에서 지정한 최저 샐러리캡 소진율 70%를 채우지 못한 모비스는 우승을 일궈내며 ´저비용 고효율´의 힘을 자랑했다. 이는 유재학 감독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뤄진 팀의 조직력 덕분이었다. ´스타´가 없어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았던 모비스는 한 명이 이탈해도 큰 위기를 맞지 않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모비스는 돌풍을 이끌었던 김현중과 팀 승리에 단단히 한 몫을 했던 오다티 블랭슨이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기복 없이 시즌을 꾸렸다. 선수들이 유재학 감독의 지도에 따라 경기 중 궂은 일을 모두 도맡아한 것도 팀의 조직력 강화에 도움을 줬다. 10순위 지명권으로 뽑은 함지훈, 천대현과 3년간 유망주에 머물렀던 김효범을 팀의 ´보물´로 만든 것은 유재학 감독의 탁월한 선수 육성 능력 덕분이었다. 시즌을 앞두고 약체로 평가받았던 모비스의 우승을 점치는 이는 없었다. 초반 성적이 좋았을 때도 모비스의 선전은 ´돌풍´일 뿐이었지만 모비스는 지난 21일 우승하며 ´실력´임을 입증했다. ▲ 치열한 순위싸움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치열한 싸움이었다. 우승팀도 정규리그가 끝나기 전날 결정됐다. 막판 동부는 주춤하는 모습이었고, 그 사이 모비스는 연승가도를 달린 후 19일 공동 선두 자리를 꿰찼다. 동부가 21일 LG와의 경기에서 무너지고 모비스가 접전 끝에 KTF를 꺾으면서 우승팀은 모비스로 결정됐다. 6강 싸움은 피를 말렸다. KT&G가 21일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29승 25패로 시즌을 마치고 전자랜드와 LG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했다. 하지만, KT&G의 바람과는 달리 전자랜드와 LG는 마지막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 ´현금과 어음´ 서장훈-강병현 대형 트레이드 서장훈은 하승진이 새로 들어온 KCC에서 좀처럼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서장훈은 1만득점을 달성했던 지난해 11월 19일 "아직 얼마든지 뛸 수 있고 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완곡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불화설의 시발점이 됐다. 불화설이 떠돈지 얼마되지 않은 지난해 12월 19일 KCC는 전자랜드와 서장훈과 김태환을 내주고 강병현, 조우현, 정선규를 영입하는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당초 이는 양팀 모두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트레이드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자랜드는 서장훈 영입 직후 전력이 상승하지 않았지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에는 성공했다. 전자랜드는 2003~2004 시즌 이후 5년만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KCC도 출전시간이 더욱 늘어난 하승진의 기량이 향상하고, 전자랜드에서 영입한 강병현이 톡톡히 한 몫을 하면서 전력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 KCC는 지난 20일 3위를 확정했다. ▲ 끊이지 않았던 부상 소식 팀의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각 팀에 한 번씩의 위기를 가져다 줬다. 우승을 놓친 동부는 김주성과 웬델 화이트의 부상이 아쉬울 뿐이다. 김주성은 지난 1월 14일 왼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을 입어 2월 13일 대구 오리온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르기 전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30일을 쉰 김주성은 시즌 막판 체력적인 문제에 시달렸다. 내외곽을 오가며 시원한 득점포를 터뜨리던 ´주포´ 웬델 화이트도 2월 21일 발목 부상을 입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들이 결장하는 동안 동부는 선두 자리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2위로 시즌을 끝냈다. 오리온스 전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김승현은 시즌 내내 허리디스크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고, 결국 지난 13일 시즌을 접었다. 김승현이 주춤하자 오리온스도 멈췄다. 일찌감치 6강에서 멀어진 오리온스는 17승 36패(경기 후 추가)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오리온스의 김상식 감독은 부진한 팀 성적을 이유로 지난 2일 자진 사퇴했다. SK도 부상에 울었다. 김태술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D-리그에 진출했던 방성윤이 돌아오면서 SK의 전력이 안정되는 듯 했다. 그러나 방성윤은 지난 1월 목 인대부상으로 13일 동안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코트에 나선지 얼마되지 않은 1월 27일 동부와의 경기 도중 목에 부상을 입었다. 목이 나아져 다시 경기에 나섰지만 방성윤은 지난 달 25일 수술을 받았던 왼쪽 무릎에 부상을 입으면서 시즌을 접었다. 방성윤이 빠지자 SK는 막판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고, 지난 해 기적적으로 전자랜드를 제치고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드라마를 다시 쓰는데 실패했다. 삼성은 강혁이 1월 양쪽 손목 부상을 당해 한동안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다행히 김동욱과 차재영이 이 자리를 잘 메워 삼성은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다. 시즌 막판 KT&G는 부상 병동이었다. 지난달 28일 동부와의 경기에서 크리스 다니엘스와 충돌하면서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김일두도 허리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 이탈이 불가피했다. ▲ 외국인 선수들 ´대마초´ 문제로 ´퇴장´ SK에서 뛰었던 디앤젤로 콜린스가 무릎 부상을 당해 SK가 용병을 교체했다. 용병 교체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24일 콜린스가 대마초 흡연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콜린스에 이어 다른 선수들도 대마초 혐의로 기소됐다. SK에서 주축으로 자리 잡았던 테런스 섀넌과 KT&G의 캘빈 워너가 그들이었다. KBL은 이에 대마초 흡연 혐의를 인정한 콜린스를 영구 제명 조치를 내리고 섀넌과 워너에 대한 제재를 유보했다. 하지만 이들을 데리고 있던 SK와 KT&G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결국 SK와 KT&G는 이들의 재판 결과 및 KBL 재정위원회의 결정과 관계 없이 섀넌과 워너의 교체를 결정했다. 팀의 주축 노릇을 하던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은 SK와 KT&G의 전력에 손실을 가져다 줬다. 섀넌의 득점에 의존도가 높았던 SK는 섀넌이 사라진 직후에는 3연승을 달렸지만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져 6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부상 악재에 대마초 파문까지 겪으며 끊임없는 악재에 시달렸던 KT&G는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손에 넣는데 실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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