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音談패설]재즈판‘사물놀이’포플레이의네번째내한공연

입력 2009-03-23 07: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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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팬에게 포플레이(fourplay)에 대해 구구절절이 늘어놓는 것은 일종의 결례다. 정통 비밥재즈팬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컨템포러리 재즈팬에게는 확실히 그렇다. 포플레이를 대할 때마다 생각되는 것은 ‘거참, 이름 한 번 잘 지었다’이다. 이들이 작명소에 가서 지었을 리야 만무하지만 참 누가 지었는지 팀명으로선 더 이상의 것이 없을 성싶다. 적절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귀에도 착착 감긴다. 네 명의 대가들이 모여 네 가지 악기로 합주를 하니 우리식으로 하면 딱 재즈판 ‘사물놀이’이다. 건반의 밥 제임스, 기타 래리 칼튼. 여기까지만 읊어도 눈이 반짝 떠지는 초호화 멤버들이다. 물론 하비 메이슨(드럼)과 네이던 이스트(베이스) 역시 이들에 비해 이름의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2002년, 2005년 그리고 2006년에 내한해 전석 매진을 시켰으니 이번이 네 번째. 문자 그대로 ‘포플레이(네 번째 연주회니까)’가 되겠다. 2006년 음반 ‘X’에 이어 신보 ‘Energy’를 들고 왔다. 이들의 한국사랑은 각별하다. 특히 포플레이의 실질적인 리더라 할 수 있는 밥 제임스는 종종 “세계 각국을 다녀 봐도 한국은 가장 호감이 가는 나라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인 재즈 기타리스트 잭리와도 각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가장 기다려지는 뮤지션은 역시 기타의 래리 칼튼. 라이벌이자 영원한 음악동지인 리 릿나워의 후임으로 들어와 ‘잘 어울릴까’하는 세간의 우려를 깨고 완벽하게 포플레이에 녹아들었다. 달콤한 음색과 그만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볼륨페달 테크닉을 눈과 귀로 확인할 절호의 기회다. 베이스 네이던 이스트도 반가운 얼굴이다. 필 콜린스, 마돈나, 마이클 잭슨과 작업했던 이스트는 에릭 클랩튼 밴드의 고정 세션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여자 가수 거미의 ‘언플러그드’ 음반에 세션과 편곡자로 참여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2006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했던 포플레이가 이번에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컨템포러리 재즈의 황홀한 세계를 편다. 즉흥이면 즉흥, 리듬이면 리듬. 재즈의 정수가 철철 흘러넘칠 이번 무대는 재즈팬들에게 있어 하나의 ‘은총’이 될 것이다. 4월 26일(일) 7시|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문의 031-230-3440~2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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