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전매니저유장호씨언론사2곳에문건보여줘”

입력 2009-03-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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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자연 자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문건 유출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빠르게 진척되는 반면, 문건 내용 조사에서는 지나치게 신중한 모습을 보여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문건 유출과 양 매니저간의 갈등으로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는 게 아닌가라는 성급한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은 장자연 전 매니저 유장호 호야 스포테인먼트 대표에 대한 25일 소환조사를 통해 문건 유출이 사실상 그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장자연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26일 수사 중간 브리핑에서 “유장호 대표가 언론사 2곳에 문건을 보여주었고, 유족이 보는 앞에서 소각한 것 외에 초안과 복사본을 따로 가지고 있었고 이를 쓰레기봉투에 버린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대표는 장자연이 죽기 전에 문건의 사전 유출했거나 추가사본 존재 여부 등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브리핑을 한 경기지방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유장호 대표가 ‘장자연이 죽은 다음날인 8일 문건 유무에 대한 논란이 일자 언론사 2곳의 기자 3명에게 문건 일부를 보여주었고, 이들 외에 자신과 유족 등 모두 7명이 문건을 봤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한 장자연 휴대전화에 녹음된 6건의 파일 중에 “‘김 씨와 갈등 때문에 내가 연예계에서 매장될 수도 있겠다’는 취지의 발언 등 소속사 김 전 대표와의 갈등을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녹음된 파일에 있는 ‘죽이겠다’는 김 전대표의 말에 대해서는 “문자 그대로 죽이겠다는 표현보다는 ‘연예계에서 매장시키겠다’는 의미로 판단한다”며 “이는 협박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경찰은 장자연이 사망하기 전 집 근처에서 팩스로 보낸 문건은 “출연료와 관련된 서류”라고 확인했다. 이처럼 경찰 수사는 문건 유출이나 작성 과정에 대해서는 비교적 발빠른 수사 속도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문건에 언급된 술시중이나 성상납 강요와 관련된 부분과 실명이 거론된 인사에 대한 소환 조사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중”이라거나 “확인해줄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만을 반복하고 있다. 분당|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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