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스캔들’김래원“‘스캔들’주인공이라행복해요”

입력 2009-04-07 21: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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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고미술복원맡은전문가역…연말입대앞두고20대마지막작품  
고교생 김래원이 청소년 드라마 ‘나’를 통해 연기에 발을 내딛은 지 12년이 지났다. 잘생긴 미소년 김래원은 그동안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도 주목받는 스타가 됐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각국에 많은 팬을 지닌 한류스타. 드라마 ‘식객’, 영화 ‘해바라기’까지 히트작도 많다. 그 누구보다 빨리 ‘꽃미남’이란 수식어를 털어버렸고, 액션배우로도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항상 연기에 대한 진한 갈증과 욕심이 느껴졌다. 그와 비슷한 또래의 몇몇 연기자들은 한 편의 작품이 계기가 되어 스타에서 진정한 배우로 극적인 변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김래원은 그런 극적인 변화가 없었다. 어느 순간 그를 바라보니, 연기의 폭과 깊이를 갖춘 배우로 우뚝 성장해 있었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너무 자연스럽고 은근했기 때문일까. 스타의 명성에 비해 연기자로서 그가 가진 내공과 폭발력에 대해서는 조금 평가가 박하다. 어쩌면 김래원은 20대 마지막 작품이 될지 모르는 영화 한 편에 자신의 역량을 쏟아부운 것도 ‘한류스타’가 아닌 ‘연기자’로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너무 일찍 이 영화를 만났다는 망설임, 하지만 놓칠 순 없었다” ‘인사동 스캔들’(감독 박희곤·제작 쌈지아이비젼), 제목만 보면 서울의 손꼽히는 데이트 명소인 인사동에서 일어나는 로맨틱 코미디 같다. 하지만 실제는 ‘범죄의 재구성’ 같은 스릴과 반전이 있는 영화다. 김래원이 연기한 이강준 역은 천재적인 고미술품 복원 전문가. 하지만 문화제를 몰래 일본에 팔아먹은 의혹을 받는 이중적인 캐릭터다. 도박판을 떠돌다 전설속의 그림 ‘벽안도’ 복원을 맡아 수백억 원의 가치를 붓끝으로 되살리며 온갖 암투, 의혹과 싸우는 인물로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의 중심이다. 깊은 비밀을 마지막까지 관객에게 숨기지만 재미를 위해 살짝 살짝 내비치기도 해야 하는 역할. 김래원도 처음 출연 제의를 받고 욕심이 나지만 그만큼 망설였다. 인사동과 멀지 않은, 그리고 옛것의 향기가 함께 살아있는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래원은 진지했고 겸손했다. 그리고 자신이 아닌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했다. “지금이 아닌 30대, 제가 좀 더 큰 표현력이 있을 때 이 영화를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마음이 저를 망설이게 했어요. 하지만 놓칠 수 없었습니다” 연기가 까다로운 캐릭터 못지않게 ‘인사동 스캔들’은 큰 스케일과 잘 짜여진 구성이 눈길을 끈다. 조금씩 조금씩 제 색을 찾아가며 복원되는 수 백 억 원대의 그림을 보며 수십 명이 꾸는 동상이몽을 절묘하게 담아낼 수 있는 연출자의 뛰어난 능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인사동 스캔들’의 연출자는 신인 박희곤 감독. 김래원은 이 부분에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고 했다. “믿고 따랐습니다. 감독님과 대화하고 의논하고 그런 과정에서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집실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이 다들 그래요, 이 예산으로 이런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냐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 추운 날씨에 많은 스태프들이 밖에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예정된 기간에 정확 히 촬영을 마쳤습니다. 대단해요” ○소속사 독립 기획사 차린 후 첫 영화...그래서 더욱 책임감 느껴 김래원에게 ‘인사동 스캔들’은 또 다른 의미를 준다. 그동안 함께 했던 소속사에서 독립해 스스로 연예기획사를 차린 후 처음으로 온전히 스스로 선택한 영화다. “돈을 벌려거나 크게 사업을 하자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좀 더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회사를 차렸습니다. 제가 연말에 입대해요. 2년 정도 일을 못하잖아요. 하지만 회사는 돌아가야 하니까 다른 연기자도 몇 명 영입했어요” 김래원은 그렇게 입대 후 그리고 전역 후 30대도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 20대의 마무리가 될지 모르는 ‘인사동 스캔들’ 개봉을 앞둔 그는 행복하다고 했다. “전 행복해요. 과분한 사랑 받고 있잖아요. 그리고 20대 마지막일 될 수도 있는 작품을 좋은 영화로 만나, 정말 행복해요”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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