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그룹을‘리얼’하게만나는5월콘서트

입력 2009-04-13 16:06:58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리얼그룹(The Real Group)을 처음 들었을 때 ‘참으로 오만한 이름이로다’ 싶었다. 자신들만이 ‘리얼’이요 다른 그룹들은 ‘언리얼(unreal)’하다는 얘기인가. 물론 괜한 딴지일 뿐이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며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구름 위에 누워 온 몸과 정신을 이완시킬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음악이란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리얼’이다. 이들이 선사하는 행복감은 지극히 ‘리얼’하다. 리얼그룹은 다섯 명으로 구성된 혼성 아카펠라 그룹이다(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왕립음악아카데미 동기동창들끼리 모여 리얼그룹을 만든 것이 1984년. 어느새 스물다섯 살이나 먹었지만, 사진에서 보듯 멤버들은 음악만큼이나 나이를 먹지 않았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이들이 팀명을 왜 ‘리얼그룹’으로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린다. 당시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어떤 형식이라도 좋으니 앙상블에 가입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이에 마카레타 벵손, 카타리나 핸리슨, 앤더스 에덴로스, 페터 칼슨, 앤더스 얄케우스 5명은 의기투합해 아마추어 보컬그룹을 결성한다. 졸업 음악회를 앞두고 팀명을 고민하던 이들은 평소 즐겨 보던 재즈 스탠더드 북 ‘Real Book’에서 이름을 따 ‘리얼그룹’으로 짓기로 했다. 더할 나위없이 간편하고 어찌 보면 무성의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어찌되었던 이것이 오늘날 아카펠라의 전설 ‘리얼그룹’의 탄생비화가 되시겠다. 전 세계를 뛰어 다니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국내 CF음악과 휴대폰 벨소리에 이들의 노래가 대거 진입하면서 리얼그룹의 음악은 우리들의 일상음악이 된 지 오래이다. 2002년 월드컵 전야제에 유럽을 대표해 참가했고, 영화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의 OST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이 각별한 이유는 온전한 리얼그룹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2005년 이후 4년 만의 일로, 그 동안 내한 공연을 지속적으로 가져왔지만 ‘크리스마스 콘서트(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이 캐럴이었다)’ 또는 다른 팀과의 합동 공연이었던 탓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리얼그룹이 스웨덴의 작곡가 포벨 라멜에게 헌정한 음반에 수록된 신곡과 함께 기존의 히트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마가레타 벵손이 2007년 팀을 떠나면서 엠마 닐스도터가 대신 리얼그룹의 한 축을 맡은 만큼 제2기 리얼그룹의 사운드를 만나게 된다는 점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5월6일(수)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문의 빈체로 02-599-5743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