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앨범‘피스러브앤아이스크림’돌아온가수윤하“롱런갈림길,어깨힘좀뺐죠”

입력 2009-04-19 21:35:44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웨이브 머리에 나풀거리는 치마를 입고 여성미를 과시한 윤하는 “좋은 사람만 있다면 결혼은 빨리 하고 싶다”고 했다.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중있어야만내노래도존재”日서영화찍으며새롭게자각
가수에게 3집은 대개 가요계에서 앞으로 어떻게 평가받을지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승부수’다. 1집 데뷔 음반은 신인의 절대 지향점인, ‘인지도 확보’를 위해 대중성에 최고의 가치를 둔다. 2집은 대중성과 함께 자신의 색깔을 조금씩 보여준다. 그리고 3집에서는 다양한 시도에 의욕을 보이게 된다.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먹히면’ 롱런가도의 길이 열리지만 불행히도 그 시도가 대중에게 오히려 어지러움만 전해주면 강했던 의욕만큼 슬럼프와 좌절의 깊이도 커진다. 그래서 3집은 가수가 롱런을 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윤하도 3집에서 변신을 시도했다. 톰보이 같던 머리 모양은 파마와 염색머리로 바뀌었다. 바지정장 차림의 옷차림도 연분홍 티셔츠에 나풀거리는 치마로 갈아입었다. ‘피아노 록’에 치중했던 음악도 ‘샤방샤방’해진 외향만큼 달라졌다. ‘피스 러브 앤 아이스크림’이란 제목만큼 편한 인상을 주는 이번 앨범에는 어쿠스틱 편곡의 감상용 팝부터 발라드, 컨트리, 댄스, 모던 록, LA메탈 등 다양한 장르를 수록됐다. ○ 일본서 영화 촬영하며 변화 “듣는 사람 없으면 내 음악도 없다” 윤하는 이런 변화에 대해 담담히 “어깨힘을 좀 뺐다”고 했다. “2집 땐, 멋있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더 높이 도약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비밀번호 486’(첫 앨범 타이틀곡)을 넘는 곡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잘 웃지도 않고 멋있게 보이려고 애썼죠. 이번엔 편안하게 가고 싶어, 어깨에 잔뜩 들어갔던 힘을 뺐어요.” 그녀의 변신은 지난해 일본에서 영화를 찍는 동안 시작됐다. 윤하는 ‘이번 일요일에’란 영화에 여주인공으로 촬영에 참여하는 동안 현지 음악인들과도 친분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관이 생겼다. 일본의 한 작곡가와 이야길 나누던 중 ‘대중음악은 대중이 있어야 존재한다’는 명제를 접하고 ‘내 음악을 듣는 사람이 없으면 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영화 촬영장에서는, 수많은 스태프들이 자신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는 주연배우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태프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음반은 내가 주인공이고, 내가 다했다는 착각을 했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든다는 것을 모르고 ‘너무 자만하지 않았나’하는 반성을 하게 됐어요. 나의 음악도, 내 노래를 듣는 분들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 것을, 내 스타일을 강요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듣고 즐기고, 노래방에서도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는 것을….” 타이틀곡 ‘123’는 경쾌하고 재기발랄한 느낌의 팝 곡으로, 사랑에 빠진 여자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첫 트랙 ‘피스 러브 앤 아이스크림’도 이지리스닝 계열의 팝이고, ‘브레이크 아웃’은 LA메탈, ‘사랑하다’는 발라드, ‘러브 유 러브 유 러브 유’는 그녀가 처음으로 부르는 댄스곡이다. 윤하의 과감한 변신은 일단 성공적이다. 1집과 2집을 각각 7만 장, 5만 장을 팔았던 윤하는 3집도 발표 당일 실시간 음반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의 1위에 올랐다. 윤하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지 모르지만,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그때 그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이문세 선배님처럼 오랫동안 불리는 노래, 소소한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 대중을 다독여주고 싶고, 김창완 선배님처럼 표현하고 싶은 영역에서 충분히 제 기량을 발휘하고도 싶어요.”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