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0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고 있는 전주 KCC의 가장 큰 약점은 가드다.
임재현, 신명호, 정의한, 조우현 등 여러 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챔프전 상대인 삼성의 이상민, 이정석, 강혁 등 3명에 비해서는 기량과 경험이 모두 떨어진다. KCC 허재 감독은 “상대가 가드진이 강하고, 경기운영능력이 좋기 때문에 우리 가드들은 한발 더 뛰면서 수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 득점은 보너스”라고 털어놓았다. 수비에서 앞서지 못하면 가드싸움에서 절대 승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KCC 가드 중 허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는 신명호다. 빠른 스피드와 체력이 장점인 그는 수비력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1차전에서 허 감독은 신명호를 마음껏 쓸 수 없었다. 2쿼터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신명호가 벤치로 물러난 뒤 삼성 가드들은 펄펄 날았고, KCC는 삼성에 1차전을 내줬다. 심기일전하고 돌아온 신명호는 19일 2차전에서 1차전 실수를 완벽히 만회했다.
○강혁과 헤인즈 2대2 플레이도 막아
신명호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만점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삼성 가드들의 발목을 꽁꽁 묶었다. 2-3 지역방어에서 앞선 수비를 맡은 신명호는 코트 구석까지 뛰어다니며 삼성의 공격을 봉쇄했다. 맨투맨을 하면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마크맨 뿐 아니라 골밑까지 도움수비를 펼쳐 삼성의 확률 높은 공격루트인 강혁과 헤인즈의 2대2 플레이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공격에서도 신명호는 하승진이 골밑에서 외곽으로 패스한 볼을 받아 정확한 3점포로 연결시키며 허 감독의 말대로 ‘보너스’까지 챙겼다. 또한 3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동료들의 득점까지 지원, KCC가 3쿼터에 승기를 잡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6강 PO에서 상대 선수에게 맞아 코뼈가 부러졌던 신명호는 4강 PO 기간 동안 수술을 받은 뒤 안면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수술을 받긴 했지만 아직 통증이 남아 있고, 숨쉬기도 편치 않다. 그러나 신명호는 눈부신 투혼으로 KCC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대학에서 신명호를 지도했던 경희대 최부영 감독은 제자의 경기를 직접 지켜본 뒤 “KCC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보다 수비가 잘 됐기 때문이다. 신명호의 빠른 스피드가 삼성 가드들의 경험과 기량을 꽁꽁 묶어 놓았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전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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