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원샷…수원살린사나이배기종

입력 2009-04-23 02: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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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시즌 첫골 꿀맛이야” 수원 배기종(오른쪽)이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후 동료 박현범과 함께 공중으로 뛰어오르며 환호하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저격수’ 배기종(26)이 천금같은 결승골로 수원 삼성을 살렸다. K리그 팀들이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고전 중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 축구 전체의 자존심까지 곧추세운 셈이다. 배기종은 22일 홈에서 벌어진 상하이 선화와의 AFC 챔스리그 G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전반 44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배기종은 이상호의 헤딩 패스를 받아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고 왼발로 슛을 하는 척하면서 상대 수비를 완벽하게 따돌린 뒤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올 시즌 6경기 만에 터뜨린 마수걸이 골. 배기종은 전반 12분 상대 얀코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끌려가던 전반 41분에도 상대 진영 오른쪽을 돌파해 이상호의 동점골을 도우며 1골 1도움으로 만점 활약했다. 리웨이펑(31)은 이날 핸드링 파울과 경기지연 행위로 경고 2장을 받아 퇴장, 다음 가시마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한편 E조 울산 현대는 베이징 궈안과의 원정경기서 1-0으로 승리했다. ○감독의 믿음에 부응 경기를 앞둔 수원의 분위기는 썩 좋지 못했다. 스트라이커 에두가 19일 인천전에서 근육을 다쳐 출전이 무산됐고, 7일 상하이와의 원정에서 1-2로 패했기에 이날도 지거나 비기면 16강 진출이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원 차범근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에두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며 배기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런 신뢰는 지난 시즌에 보여준 맹활약이 밑바탕이 됐다. 수원이 작년 중반 연패에 빠졌을 때 배기종은 2군에서 올라와 5골을 올리며 컵 대회와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는데 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 차 감독이 계속해서 출전 기회를 줬음에도 골 맛을 보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위기의 순간에 중요한 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빛나는 조연 상호-호진 배기종과 투 톱을 이룬 이상호(22)와 골키퍼 박호진(33)의 분전도 돋보였다. 12일 부산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렸던 이상호는 이날도 동점골과 함께 배기종의 골을 도우며 역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최근 페이스가 상승세여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상황. 주전 수문장 이운재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박호진 역시 결정적인 선방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2-1로 앞서던 후반 32분 페널티킥을 허용했지만 박호진은 상대 킥을 미리 간파,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손으로 쳐내며 수원 팬들을 열광케 했다. 19일 인천전에서도 페널티킥을 막아냈던 박호진은 2경기 연속 값진 선방으로 수원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우뚝 설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원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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