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섹시…‘두얼굴연아’7000명객석숨이멎었다

입력 2009-04-24 23: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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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오른쪽)가 24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9’에서 스테판 람비에와 함께 환상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고양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김연아의 애절한 눈빛과 우아한 연기에 관객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김연아가 유려한 몸놀림으로 레이백스핀을 선보이고 있다. 고양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순백의연아황홀한유혹
화이트, 블랙, 그리고 골드. ‘피겨퀸’의 3색 매력이 국내 팬들 앞에서 눈부시게 빛났다. 김연아(19·고려대)는 2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1홀 특설링크에서 열린 ‘KCC 스위첸 페스타 온 아이스 2009’ 첫 공연에서 다채로운 연기로 객석을 꽉 메운 관중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채 스테판 람비에(스위스)와 함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속 애절하고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했고, 새 갈라 프로그램인 ‘돈 스탑 더 뮤직(Don't Stop the Music)’의 리듬에 맞춰 화려하게 반짝이는 검정색 민소매 상의와 바지 차림으로 섹시한 팜므 파탈의 면모를 선보였다. 또 ‘맘마미아’와 ‘댄싱 퀸’ 속 발랄한 소녀의 모습은 물론 빅마마가 부르는 ‘골드(Gold)’와 함께 우아한 여신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이날 김연아에게 박수갈채를 보낸 7000명의 관중 속에는 영부인 김윤옥 여사도 포함돼 있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링크에 한 스케이터의 그림자가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왔다. 24일 오후 8시 경기 고양시 킨텍스 1홀 특설링크. 소프라노 허진설 씨가 부르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주제곡 ‘싱크 오브 미’가 흐르기 시작한 후였다. 한 눈에 들어오는 김연아의 길고 가는 실루엣. 객석이 술렁였다. 곧 조명이 켜졌다. 흰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가 ‘오페라의 유령’ 여주인공 크리스틴의 모습으로 서 있었다. 유연한 이나바우어와 섬세한 스핀. 파트너 스테판 람비에의 등장과 함께 애절한 듀엣 연기가 시작되자 함성은 더 커졌다. 객석을 꽉 메운 7000명의 시선이 김연아의 손짓과 몸짓 하나하나를 쫓았다. 하지만 열기는 새로 선보인 갈라 프로그램과 함께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연습 때 맛보기로 공개됐던 ‘돈 스탑 더 뮤직’은 예상보다 더 섹시했다. 화려하게 빛나는 블랙 민소매 상의와 바지. 긴 머리를 하나로 묶고 요염한 어깨춤을 추는 김연아는 이미 치명적인 매력을 뽐내는 팜므 파탈 그 자체였다. 마지막을 장식한 무대는 세계피겨선수권 금메달의 영광을 함께 했던 ‘골드’.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빅마마의 풍성한 화음이 라이브로 울려 퍼지는 동안 김연아는 우아하고 절제된 연기로 객석의 숨을 죽였다. 앙코르로 이어진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 하이라이트도 짧지만 강렬하게 김연아의 매력을 아로새겼다. 한국의 관중들은 현란한 스핀과 점프를 선보인 남자 싱글 스타들은 물론 곡예에 가까운 호흡을 선보인 페어 스타들과 발랄하고 우아한 매력을 뽐낸 여자 싱글 스타들에게도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신예지, 윤예지, 김민석 등 한국의 피겨 유망주들도 톱스타들 속에서 존재감을 뽐낼 기회를 얻었다. 김연아가 불러일으킨 피겨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얼음 위의 페스티벌’이었다. 고양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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