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리 눈물로 털어놓은 슬픈 가족사 “뇌출혈 아버지 7년째 간병중”

입력 2009-04-29 21: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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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내 존재이유… 산소호흡기 투병 부친 지켜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겸 방송인 이매리.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그녀는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다.

지금 출연중인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설명하던 도중이었다. 이야기의 화제가 자신의 가족으로 옮겨가자 생기 넘치던 표정이 조금씩 무거워지면서 그렁그렁 눈물이 괴었다.

이매리(37). 94년 MBC 공채 MC로 데뷔, 연기자로 전향한 최근까지 15년 동안 똑 부러진 이미지로 사랑받은 그녀였다. 늘 밝고 에너지 넘치는 겉모습과 달리 그녀는 오랫동안 가슴 속에 아픈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지내왔다.

이매리의 아버지는 7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까지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있다. 처음 아버지가 쓰러졌을 때 의사는 그녀와 어머니에게 ‘마음의 준비’를 당부했다. 하지만 외동딸인 그녀는 아버지의 생명을 지키고 싶다며 고집을 부렸다. 그리고 7년째. 지금 이매리의 아버지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집에서 투병 중이다.

이매리가 한 번도 밝히지 않았던 가족사를 말하게 된 것은 ‘내조의 여왕’에 카메오로 출연한 러시아 이종격투기 스타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에 대한 인연을 소개하면서였다.


‘너무나 소중한 나의 가족. 그래서 나는 울지 않는다.’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겸 방송인 이매리가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공개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이매리는 지난 해 표도르의 국내 경기 진행을 맡아 처음 인연을 맺었다.

“표도르는 14살에 어머니를 여읜 뒤 가족만 생각하며 가정을 지키려 운동을 했다고 해요. 그와 남다른 친분을 쌓게 된 것도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통해서인 것 같아요.”

이런 인연 덕분에 이매리는 이종격투기 대회 M-1 홍보차 내한한 표도르에게 ‘내조의 여왕’ 카메오 출연을 부탁했고, 표도르는 기꺼이 친구의 제의를 수락했다.

이매리가 연기에 적극적인 것도 표도르와 비슷하다. 가족은 그녀에게 가장 큰 존재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녀는 망설임없이 “아버지 간병하느라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엄마가 하루라도 마음 편하게 꽃구경이라도 다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동딸로 어찌보면 혼자 짊어지기엔 힘겨워보이는 상황을 헤쳐가면서도 늘 자신감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것. 그것이 이매리가 가진 남다른 매력이다. 2004년 SBS 드라마 ‘아내의 반란’을 통해 연기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연개소문’ ‘인순이는 예쁘다’, ‘천하일색 박정금’ 등을 거치며 개성 강한 연기자로 도약하고 있다.

조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내조의 여왕’에서도 매력을 발휘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을 둔 부인들이 치열한 권력 구조를 형성하는 이야기에서 이매리는 ‘질투’와 ‘이간질’로 극의 갈등을 일으키는 주역.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연기를 시작했다”는 그녀는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요즘 교회에서 기도할 때마다 감사의 눈물이 난다”는 이매리는 “더도 말고 지금처럼만 일하며 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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