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프리토킹]경험의힘!히딩크비기고웃었다

입력 2009-04-29 21: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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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리그4강1차전첼시-바르셀로나전
‘히딩크의 경험이 가공할 바르셀로나 삼각편대에 구멍을 내버렸다.’ 영국 언론들은 첼시가 유럽 최고의 공격력을 보유한 바르셀로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기자 일제히 ‘첼시가 어려운 여건에서 선전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바르셀로나가 이번 시즌 홈인 누 캄프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한 클럽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첼시의 선방을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사실 경기 전부터 첼시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나 언론은 거의 전무할 정도로 영국 현지에서는 바르셀로나가 버거운 상대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도박사들에게는 물론이고 영국팬들에게도 첼시는 언더 독(전력이 약한 팀)으로 인정됐다. 프리미어리그를 세계 최고의 리그로 자부하는 영국 현지에서 첼시의 일방적 열세를 인정하게 된 것은 이번 시즌 스페인리그 부동의 선두에 올라있는 바르셀로나의 막강 화력에 있다. 영국 언론은 경기 전부터 바르셀로나의 삼각편대 메시, 앙리, 에투가 이번 시즌 기록한 66골이 첼시의 모든 선수가 이번 시즌 기록한 56골보다 많다며 바르셀로나의 공격력에 공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ITV에서 챔피언스 리그 해설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플리트는 “첼시의 두려움은 메시가 불러올 파괴력”이라며 경기의 승부처를 첼시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메시에게 투입되는 공을 차단하느냐에 있다고 진단했다. 첼시의 임시 매니저 히딩크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를 현재 세계 최고의 팀으로 칭하며 메시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경기의 키가 될 것이며, 어웨이 골을 얻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히딩크의 용병술 또 빛났다 애쉴리 콜이 한 경기 출전정지를 당한 상태에서 히딩크는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메시를 막기 위해 보싱와를 낙점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대성공이었다. 영국 언론은 보싱와가 메시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다니며 첼시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요소 하나를 제거하는데 성공했다며 이를 가능케 한 히딩크의 용병술에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비록 볼 점유율에서 바르셀로나가 압도적으로 앞섰음에도 드록바에게 결정적 기회가 있었다며, 오히려 첼시에 운만 따랐다면 대어를 낚을 수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경기 후 주장 존 테리도 볼 점유율에서 바르셀로나에 크게 뒤졌음에도 골을 허용하지 않은 점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벌어질 2차전에서는 열정적 팬들의 성원 속에 지난 시즌에 이어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할 좋은 기회를 잡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비록 바르셀로나가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긴 하지만 첼시에게는 히딩크가 있다며 첼시가 결승행 티켓을 2차전에서 예약할 가능성이 높다며 1차전 전과는 다른 조심스런 낙관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그 근거로 우선 히딩크가 바르셀로나의 감독 과르디올라에 비해 경험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에서 볼 보이로 축구인생을 시작해 바르셀로나 주장을 거쳐 2008년부터 바르셀로나를 이끌고 있는 38세 불과한 어린 감독으로, 그가 감독생활을 시작한 것도 2007년 바르셀로나 B팀을 맡으면서부터이다. 과르디올라가 감독생활을 한 것은 675일에 불과하지만 적장 히딩크는 8079일로 비교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영국언론은 경기 전 과르디올라가 인터뷰에서 “첼시가 경험이 많은 팀”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내자, 히딩크는 에인트호벤을 이끌며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로피언컵을 우승할 당시 과르디올라는 10대 애송이에 불과했다며 정작 경험의 차가 있는 것은 클럽이 아니라 감독 자신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히딩크 풍부한 경험이 결승행 가능성 높여 감독으로서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B와 현 바르셀로나를 맡은 것이 전부라면 히딩크는 PSV, 페네르바체, 발렌시아, 네덜란드, 레알 마드리드, 레알 베티스, 한국, 호주, 러시아에 이어 첼시까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과르디올라는 짧은 경력 탓에 아직 우승경험이 전무하지만 히딩크는 6번의 네덜란드 리그, 1번의 유로피언 컵, 1번의 월드 클럽 컵 우승 경험이 있어 큰 경기 경험에서도 크게 앞선다는 평가다. 영국 언론이 일반적 예상을 뒤엎고 첼시가 꿈을 이룰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로 삼는 것은 히딩크가 과거 전력이 약한 팀을 이끌고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이 많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가디언이 ‘히딩크는 한계를 극대화할 줄 아는 역량을 가진 감독’이라고 평가한 대목이 그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 일례로 히딩크가 언더 독으로 평가되는 한국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달아 꺾고 준결승에 진출시켰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또한 세계 축구계의 변방인 호주도 월드컵 16강에 진출시켜 그의 이런 능력이 단순히 운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 언론은 선수역량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우세하지만 이런 감독의 역량에서 앞선 첼시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진출해 2년 연속 프리미어 리그 클럽간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요크(영국) | 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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