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광저우로향하는럭비女전사들

입력 2009-05-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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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이화여대 운동장에서는 공을 들고 건강한 땀을 흘리는 한 무리의 젊은 여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을 향해 쉼 없이 담금질을 하고 있는 여자럭비대표팀(7인제)이다. 98년 방콕대회에서 럭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여자 7인제가 아시안게임에 발을 들인 것은 광저우 대회(12개국 출전)가 처음. 2007년 출범한 대표팀은 조성용 코치를 포함, 17명의 선수단으로 구성돼 있다. 유일의 여성 팀인 만큼, 선수들은 각자 생업에 종사한다. 직업과 나이도 천차만별. 대학생과 대학원생, 중학교 교사, 각종 단체 및 협회 직원, 심지어 현역 부사관도 있다. 맏언니가 75년생이고, 막내가 88년생이다. 적게는 4-5명, 많게는 13명 정도가 훈련에 참가한다. 지원은 열악하다. 순수하게 럭비가 좋아 모인 이들에게 금전적 보상은 없다. 연습 후 마시는 음료수 한 캔에 행복해하는 선수들도, 코치도 무보수다. 유니폼도 겨우 구해 입는다. 국제 경험도 부족하다. 출범 첫 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시아 여자럭비 캠프에 참가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 작년 여자월드컵 예선 출전을 희망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결국 불발됐다. 이 같은 부족한 경험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어져 선수 대부분이 허리, 목, 골반 부위에 통증을 호소한다. “노하우가 없어 열심히 뛰기만 했다”는 게 한 선수의 솔직한 고백. 하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선수 수급. 럭비가 거친 종목으로 인지돼 있고, 풍토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선수가 없다. 출전 엔트리 12명을 선발하려면, 또한 마땅한 연습 상대가 없어 자체 게임을 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20명 이상이 필요하다. 골프를 전공하고, 이화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주변 지인들을 여럿 럭비로 입문시킨 서호정(30)씨는 “언제든 문은 열려 있다. 열정만 있으면 노크해 달라”고 말했다. 이찬영 대한럭비협회 전무이사는 “그간 적절한 지원을 못했지만 내년 아시안게임은 협회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풍족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대표팀의 실력 향상을 위해 평가전 등 다양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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