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봐도멋져요
어느새 그 일이 벌써 10년 전 일이 됐네요. 당시 저는 스물일곱이었는데, 그 때까지 결혼할 생각도 없고 남자친구도 없었습니다. 저희 엄마는 매일 매일 “니 친구들은 결혼해서 애가 몇인데, 넌 시집은 고사하고, 남자친구도 안 데려오냐? 아이구 내 팔자야∼ 사위는 언제 보고, 손자는 언제 보누!”이러면서 귀에 딱지가 앉게 잔소리를 해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친구가 “괜찮은 사람 있는데 한번 만나볼래?” 하더라고요. 반신반의하며 소개팅 자리에 나갔는데, 왜 그런 느낌 있죠? ‘이 사람이 내 사람이다’ 싶은 그 느낌이요. 한 마디로 첫눈에 반했다고 해야할까요. 저는 첫눈에 반한다 그런 거 절대 믿지 않았는데, 처음 본 순간부터 그 사람 뒤에는 후광이 비췄습니다. ‘와, 나한테도 저런 잘생긴 남자 만날 기회가 생기네’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인사 나누고 밥 먹는 내내, 이 사람이 한마디도 안 하는 거예요. 전 속으로 ‘저 사람 나한테 맘이 없나보다’ 생각하고 소개시켜준 친구한테 살짝 그랬죠. 그냥 막차 끊기기 전에 집에 가겠다고요. 그런데 밥을 다 먹고 나서 이 남자가 2차로 술 한 잔 하자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이 사람이 대뜸 한마디 하더군요.
“전 그쪽이 싫지 않거든요? 몇 번 더 만나보고 그때도 싫지 않으면 우리 결혼합시다.” 어떻게 첫 소개팅에서 그런 말을 하나요? 근데 전 그냥 못 이기는 척 “그럼 그러죠 뭐” 라고 대답을 했답니다.
그렇게 1년 6개월 연애하고 저희는 2000년 11월 5일에 결혼을 했습니다. 눈에 콩깍지가 씐다는 말, 안 믿었는데 정말 그런 게 있더라고요.
지금 와서 보면, 객관적으로 저희 남편 잘생긴 것도 아니고, 성격도 그렇게 다정하거나 살가운 타입도 아닙니다. 하지만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고, 아이들한테도 너무 잘해주죠. 저에게도 평상시엔 무뚝뚝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나쁜 말이나 나쁜 행동으로 속상하게 만든 일도 없었습니다.
제가 운전면허 따고 3일 만에 차 몰고 나가서 앞 범퍼를 다 망가뜨리고 온 적도 있었는데, “초보 때는 다 한번씩 겪는 일인데 뭐. 걱정하지마” 하면서 화도 하나 안 내더군요.
가끔은 제게 “아이들 잘 키워 주고 나에게 잘해줘서 고마워” 이런 말도 해줍니다. 정말, 이 사람 만나서 다행이다. 그런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제게 참 잘해줍니다. 저는 남편에게 항상 이렇게 얘기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쭉 당신만 사랑한다고. 그러면 저희 남편도 그러지요 “당신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겠어. 나랑 결혼해줘서 고마워.”
저희 부부 정말 천생연분이죠? 앞으로도 저희 부부 서로 아끼는 마음 소중히 간직하면서 예진이, 성진이 두 아이 잘 키우며 예쁘게 잘 살겠습니다.
경기도 양주|최현주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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