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옥‘3주의기적’으로날아올라

입력 2009-06-05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명코치 헌팅턴과 호흡…영상기법훈련
3년 정체기 털고 女멀리뛰기 한국新


3주의 기적이었다.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3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 여자멀리뛰기 결승 4차시기. 2006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한국기록(6m68)을 세운 뒤, 3년간 정체기를 겪던 정순옥(26·안동시청)이 날아올랐다. 6m76.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A기준기록(6m72)을 넘어선 한국기록이었다.

정순옥은 3주전부터 호흡을 맞춘 랜들 헌팅턴(55·미국)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헌팅턴은 남자멀리뛰기 세계기록(8m95)보유자 마이크 파월(미국)을 길러낸 세계적인 지도자.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코치 영입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헌팅턴은 우선, 정순옥의 도움닫기부터 후반에 스피드를 살리는 공격적인 주법으로 바꿨다. 헌팅턴 스스로 “멀리뛰기 선수에게 도움닫기란 여성의 백(bag)과 같이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라고 했지만, 정순옥은 “기록 욕심 때문에 랜디(코치의 애칭)에게 매달렸다”고 했다. 특히, 영상기법훈련이 도움이 됐다. 캠코더를 활용해 주법의 문제점을 분석했고, 외국유명선수들의 경기장면을 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에 힘썼다. 정순옥은 “그간 문제점들을 많이 지적받았지만 이런 방식의 훈련으로 보완한 것은 처음”이라며 흡족해 했다.

정순옥은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는 8명이 겨루는 최종파이널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헌팅턴은 “정순옥은 작은 호랑이 같다”면서 “심리적, 체력적으로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고 높게 평가했다.

대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