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스페인침몰…미국이사고쳤다

입력 2009-06-26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근래 보기 드문 최대의 ‘이변’이 일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의 미국이 랭킹 1위 스페인을 잡았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침몰하자 FIFA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고 크게 보도했다.

유로2008 챔피언 스페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 어느 팀도 감히 넘볼 수 없는 탄탄한 전력을 갖췄기에 내년 남아공월드컵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는 말이 맞았다. 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것을 미국은 증명해보인 것이다. 미국은 25일(한국시간) 남아공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에서 스트라이커 조시 알티도르(20·스페인 2부 세레스)와 클린트 뎀시(26·풀럼)의 연속 골을 앞세워 스페인을 2-0으로 꺾었다. 이날 패배로 스페인은 A매치 연승행진을 15경기에서 멈췄고, 2006년 11월 이후 A매치 연속 무패 행진도 35경기에서 끝이 났다.

FIFA는 이번 사건(?)을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격파한 것과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개막전에서 카메룬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은 것,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네갈이 프랑스를 1-0으로 제압했던 것과 더불어 ‘최고 이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만큼 충격적인 결과였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스페인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연승 행진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도 3연승을 하는 동안 8득점에 무실점이었다. 미국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3승,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경기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렀다. 미국은 경기 초반부터 스페인을 강하게 몰아쳤고, 전반 27분 알티도르가 아크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오른발 강슛으로 스페인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 당한 실점이다.

미국은 이후 스페인의 반격을 적절히 차단하다가 후반 29분 뎀시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은 단 9차례 슛으로 2골을 뽑는 실리축구를 한 반면 스페인은 29차례 슛에도 불구하고 영패의 굴욕을 당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