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스터디] SK‘봉투구폼딴지’왜?

입력 2009-07-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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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선발 봉중근(왼쪽)이 16일 잠실 SK전에서 자신의 동작이 상대 타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정에 원현식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6일 잠실 SK-LG전. SK가 6-1으로 앞선 2회초 2사 후 최정 타석 때 SK 이만수 수석코치가 타임을 요청하고 원현식 구심을 향해 걸어왔다. 그리고 마운드에 서 있던 LG 에이스 봉중근의 투구 동작에 대해 어필했다. 셋포지션에 들어가기 전에 양 팔을 앞뒤로 흔드는 봉중근의 동작이 타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를 받아들인 원 심판은 봉중근에게 다가가 어필 사항을 지적했지만, 오랫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해온 봉중근은 “그게 왜 갑자기 문제가 되느냐”며 항의 섞인 몸짓을 보였다.

LG 벤치도 황당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재박 감독이 직접 나와 “이전부터 계속 해왔던 동작인데 지금에야 문제 삼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반박까지 했다. 하지만 SK 벤치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4심이 모여 합의까지 한 뒤 봉중근에게 재차 자제를 권했고, LG도 하는 수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불편한 심기로 다시 투구를 시작한 봉중근은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더 내준 뒤 3회부터 교체됐다.

SK는 올 시즌 세 차례나 봉중근을 상대했지만 그동안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날 갑자기 어필한 이유는 7연패를 끊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경기 도중 두산 선발 김선우의 투구폼을 지적하기도 했고, 2007년에도 라이벌팀 두산의 에이스였던 용병 리오스의 투구동작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삼기도 했다. 비록 5점을 앞서고 있다 해도 봉중근이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자 불안했던 모양. SK는 이전에도 9-1로 리드하다 9회말 8점을 내줘 연장전을 치른 적이 있는데, 그 상대가 바로 LG였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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