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매직파마’는승리의‘매직’?

입력 2009-08-06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양현종/일러스트|박은경 기자 parkek4114@donga.com

“머리카락을 쭉 폈더니 운도 쭉 펴지네요.”

KIA 양현종(21·사진)이 모처럼 웃었다. 4일 잠실 LG전에서 51일 만에 시즌 7승째를 따냈기 때문이다. 너무 길었던 부진의 늪. 전반기 한 때 1점대 방어율을 지켰던 위력은 온데 간데 없었다. 그러니 전날의 승리가 더 기쁠 수밖에.

비결을 묻자 “후반기 첫 등판에서도 패하고 나서, 다음 날 미용실에 가서 매직 스트레이트펌을 했어요”라고 귀띔했다. 원래 곱슬이었던 머리카락을 펴면서 앞길도 트인 것 같다는 뜻이었다.

물론 농담에 불과했다. 다시 일어선 밑바탕에는 치열한 자기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때 허벅지에 타구를 맞고 난 이후, 치료를 핑계로 러닝도 안 하고 밸런스 운동도 소홀히 했죠.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금세 나타나더라고요. 몸이 붕 떠있는 것 같았어요.”

스스로에 대한 신뢰도 사라져 갔다. “나 스스로가 ‘내가 그럼 그렇지. 무슨 10승이야’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던데요.”

그는 이후 경기가 끝난 후에도 홀로 그라운드에 남아 나머지 훈련을 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섰다. 조범현 감독은 “전반기 한창 좋을 때로 돌아온 것 같다”며 반겼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