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레이스…“뛸수있어행복했다”길거리농구대회‘화려한점프볼’

입력 2009-08-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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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가 주최하는 제1회 킹 오브 더 킹 3on3 길거리 농구대회가 7일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개막됐다. 2년 만에 열린 3:3 길거리 농구 전국대회답게 참가자들은 프로 못지않은 뛰어난 개인기를 선보이며 그간의 갈증을 마음껏 해소했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년만에전국규모개최…48개팀참가…경기시작1시간전부터450명‘북적’여자감독3초마다작전지시‘흥돋워’
길거리 농구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7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길거리 농구대회 ‘2009 킹 오브 더 스리온스리(King of the 3on3)’가 뇌관이 됐다.

동아일보사와 스포츠동아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KBL, WKBL, 전국농구연합회 후원으로 이 날부터 9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2009 킹 오브 더 3on3’는 2007년 아디다스 길거리 농구대회 이후 2년 만에 열린 전국 규모 길거리 농구대회다. 전국 16개 시도의 추천을 받은 중등부, 고등부, 대학/일반부 등 총 48개 팀은 진정한 왕중왕을 가리기 위해 서울로 몰려들었다.

길거리 농구 팬들의 애타는 갈증을 방증이라도 하듯 이날 예선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230명의 출전 선수를 비롯한 친구와 가족 등 총 450명의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다. 실내체육관을 분할해 조성한 4개의 하프 코트가 비좁게 느껴질 정도의 인파. 대박을 알리는 기분 좋은 스타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길거리 농구, 마음을 사로잡다

선수들에게 승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대회에 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럽기 때문이다. 전국 규모 대회에서 진검 승부를 벌일 수 있는 날을 그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전국에서 모인 선수들의 마음에 이번 대회는 존재 자체만으로 행복함을 선사했다.

대학/일반부 전북팀으로 참가한 김봉진 씨는 “무척 좋았다. 그냥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우리 동아리에서 주최하는 3대3 대회에선 심판을 보는데 오늘은 선수로 뛸 수 있어 더 좋았다”고 흥분감을 드러냈다. 고등부 대전팀 선수로 나온 유현재 군은 “실수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기 방식이 맘에 든다. 경기할 수 있는 지원금이 나와서 고등학생 입장에서 참 좋았다”고 말했다.

코트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가족들도 흡족한 마음을 드러냈다. 전주에 있는 형을 대신해 조카를 응원하기 위해 아내와 아들, 딸을 데리고 온 작은 아버지는 꼬마로만 생각했던 조카의 성숙한 플레이에 경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열정적인 여 감독, 코트를 뜨겁게 달구다

경기와 부산의 중등부 예선전.

경기를 관전하는 한 여성의 입에서 3초 간격으로 고함이 터져 나온다. “자세 낮춰” “정면 보고” “오른쪽으로 돌아” 등 간결하면서 분명한 지시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경기 의왕시 농구연합회 회장이자 이날 경기 중등팀 감독을 맡은 박혜숙 씨가 주인공이다. 전 농구선수 출신인 박 씨는 어린 선수들의 경기에도 금세 동화된다. 생활체육으로서의 농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옛날을 떠올리게 한다.

“오늘 두 게임 이기고, 한 게임 졌는데 기분이 약간 안 좋아요. 세 게임 다 이길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들한테 최선을 다했다면 져도 좋다고 얘기해요. 하지만 상대방에게 끌려 다니는 건 너무 싫어요. 이길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농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박 씨는 지난달 사비를 들여 골대 4개를 갖춘 실내 전용구장을 만들었다. 농구에 꿈과 희망을 가진 아이들이 비가 오고, 눈이 와도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란다.

고함 소리가 큰 데는 이런 열정이 숨어 있었기 때문 아닐까.

○본선 진출팀을 가리다

경기의 세계에 승패는 있는 법. 토너먼트 성격 상 무승부도 허용하지 않는다. 7시간에 걸쳐 치러진 치열한 경합 끝에 대회 둘째 날인 8일 본선전에 진출할 팀이 가려졌다.

대학/일반부는 서울 대구 경기 울산이 2연승으로 깔끔하게 본선 행을 확정했고, 이어 부산 전북 충남 경북이 패자 결승을 통해 본선에 합류했다. 고등부는 서울 경남 광주 대구(이상 승자 결승), 대전 부산 전북 경북(이상 패자 결승)이 본선에 진출했고, 중등부는 충남 대구 부산 서울(이상 승자 결승), 경남 울산 경기 인천(이상 패자 결승)이 진검 승부를 이어간다.

8강 토너먼트는 8일 오전 10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길상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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