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농구대회]소주의힘으로덩크!결과는…

입력 2009-08-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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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광장 특설코트에서 열린 제 1회 길거리 농구대회. 외국인 선수들 소주보이즈팀.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영어강사로 구성…소주 예찬
재미있는 퍼포먼스 인기 최고

9일 오후 6시 ‘King of the 3on3’ 의 고등부 결승전 서울과 대구팀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서울광장 특설코트. 양 팀의 경기가 한창 달아오르는 코트 밖에선 또 다른 진귀한 볼거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한 외국인이 던지는 3점 슛 거리의 중거리 슛이 림도 건드리지 않고 연속해서 성공하자 관중들이 점점 모여든 것.

화제의 주인공은 농구클럽 ‘소주 보이즈(Soju Boyz)’의 톨라니 오구뇨쿠씨다. 그의 중거리 슛은 5개 연속 깨끗하게 성공했다. 일반 생활체육 농구클럽 수준의 솜씨를 훨씬 뛰어 넘었다.

이번 대회의 한 이벤트에 참가하기 위해 오늘 이 곳을 찾았다는 그는 “오늘 운이 좋은 것 같다”며 기분좋게 숨을 골랐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그가 출전하는 이벤트는 3점슛 콘테스트가 아니라 덩크 콘테스트라는 것.

장기가 아닌 3점슛이 이 정도면 장기 종목인 덩크 슛에서 더욱 뛰어난 솜씨를 보일 듯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멋진 덩크슛을 성공하긴 했지만 그가 관중들의 시선과 박수를 한 몸에 받은 건 세 번째 덩크 슛을 시도하기 직전 벌인 퍼포먼스.

소주 보이즈 동료에게서 소주병을 받아든 그는 소주를 입 속에 콸콸 털어 넣은 뒤 덩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수상권에선 멀어졌지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소주 보이즈라는 이름과 소주 퍼포먼스. 분명히 강한 연관 관계가 있을 듯 했다. 오구뇨큐씨는 “맞아. 소주 보이즈라는 이름은 그 소주에서 나왔다. 한국인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하던 중 소주라는 아이템이 좋다고 생각해 친구들과 함께 뮤직 비디오를 만들었고, ‘소주보이즈’를 팀명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영어 강사로 구성된 소주 보이즈는 매주 한 차례 모여 농구를 한 뒤 소주 마시는 일을 잊지 않는다. 주량은 소주 보이즈라는 이름에 걸맞다. “5명이 모이면 스물다섯 병 정도는 마시죠. 우리는 정말 소주를 좋아해요.”

같은 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존 파벨라씨도 옆에서 거들었다. 포르투갈 프로리그 디비전I에서 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는 그는 “아시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술을 마셨는데 소주가 딱 입에 맞았다”며 소주 예찬론을 펼쳤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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