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양궁금메달주역3인“이번엔적”

입력 2009-08-1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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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대만대표팀감독맡아내달울산세계선수권서격돌
한국 남자양궁의 새 지평을 연 역전의 용사들이 2009울산세계선수권에서 다시 뭉친다. 이번에는 동지가 아니라 선의의 경쟁자다.

9월1일부터 9일까지 울산 문수양궁장에서는 2009울산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1985년 서울대회 이후 2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한국은 1979베를린세계선수권과 1983LA세계선수권 여자 개인·단체에서 각각 2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남자양궁은 세계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1985년 서울대회. 이기식 감독과 호진수, 서만교, 전인수, 구자청으로 구성된 남자대표팀은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59스톡홀름 대회 이후 세계선수권 남자단체전 13연패를 기록하던 미국을 꺾었기에 기쁨은 더 컸다.

그리고 24년이 흘렀다. 당시의 황금멤버들은 지도자로 변신해 울산에서 만난다.

구자청(42·현대모비스 감독)은 현재 한국양궁대표팀 총감독.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전인수(44)는 6월 대만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울산을 찾는다. 이기식(52) 감독은 24년전, 자신이 연속우승기록을 좌절시켰던 미국대표팀의 사령탑이다. 호주대표팀을 거쳐 2006년부터 미국대표팀을 맡은 이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재계약에 성공했다.

세계최강 한국양궁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각국에서는 한국 지도자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자청 감독은 “(전)인수 형과는 얼마 전까지도 통화로 안부를 물었다”면서 “특히, 대만남자양궁은 한국을 위협하는 복병인데 어쩌다 보니 이제 다들 적으로 만나게 됐다”며 얄궂은 운명에 미소를 지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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