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발랄…“연아,난네게반했어!”

입력 2009-08-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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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니콜-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즈 2009 ’ 아이스쇼가 14일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렸다. 김연아가 마이클잭슨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애절하게요염하게’자신감넘친연기피겨퀸이름값
14일 저녁.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 특설링크의 1만여 좌석이 빈틈없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김연아(19·고려대)가 출연하는 ‘삼성 애니콜-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즈 2009’를 보기 위해 모여든 관중이었다. 쏟아지는 환호 속에 얼음 위로 미끄러져 들어온 김연아의 눈빛과 몸짓에는 긴장한 기색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한 ‘피겨퀸’의 당당함, 그리고 자신감이 얼음 위를 휘감았다.

이미 여러 차례 한국 팬들 앞에서 아이스쇼를 치러본 김연아였다. 이제는 쇼를 즐기게 된 듯 했다. 다른 출연자들을 모두 소개한 후, 장내 아나운서가 ‘2009 세계챔피언 김연아’를 소개하는 동안에도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장난스런 몸짓으로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연아는 평소처럼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첫 솔로 무대는 김연아가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던 ‘죽음의 무도’. 첫 점프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지 못했고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를 트리플 살코로 바꿨지만, 관중은 김연아의 역사적인 프로그램을 눈앞에서 본다는 데 의의를 두는 듯 했다. 팜므파탈로 변신한 김연아가 ‘돈 스톱 더 뮤직’에 맞춰 요염한 몸짓을 선보일 때도 그랬다. 흰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가 다른 출연자들 앞에서 우아한 독무를 출 때도,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선보일 때도, 우레와 같은 박수가 김연아를 향했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김연아 뿐만이 아니었다. 인기 여가수 손담비를 연상시키는 ‘의자 댄스’를 선보인 셰린 본(캐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팽이 스핀’으로 환호를 받은 스테판 랑비엘(스위스), 완벽한 호흡으로 곡예 같은 데스 스파이럴을 펼친 알리오나 사브첸코-로빈 졸코비(독일) 듀오 등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큰 기쁨을 선사했다. 물론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진 아담 리폰(미국)과 아라카와 시즈카(일본)에게도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가끔 60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와 선수들의 연기가 엇박자를 낸 게 옥에 티였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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