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해외파15명이례적총동원…왜?

입력 2009-08-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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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호주)과 10월 10일(세네갈)로 예정된 대표팀 평가전 일정을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의 분쟁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연맹이 A매치 일정이 변경되지 않으면 “K리그의 대표선수들을 보내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협회 역시 “A매치 일정은 우리 고유의 권한이다. 변경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양 측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한국축구 사상 초유의 대표팀 보이콧 사태까지 우려됐다. 그러나 최근 수차례 회동을 통해 협회와 연맹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특히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갈등 해결이) 안 될 거라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원만한 해결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최근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해외파 총동원 왜?

협회는 24일 오전 호주와의 평가전에 대비, 모두 15명의 해외리그 소속 구단에 소집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발표했다. 박지성(맨유) 박주영(AS모나코) 이영표(알 힐랄) 등 기존 멤버에 꾸준히 물망에 올랐던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설기현(풀럼), 오랜 기간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안정환(다롄스더)과 김남일(빗셀 고베)까지 총망라돼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증폭됐다. K리그 선수 없이도 충분히 A매치를 치를 수 있다는 협회의 강수 혹은 협회와 연맹이 호주전에 해외파를 시험하고 9월 6일 K리그를 치르는 구단 선수들은 배려하기로 조율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차선책으로 보는 게 맞다. 연맹의 보이콧이라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동원 가능한 모든 해외파 소속 구단에 공문을 보낸 것일 뿐, 이들이 모두 호주전에 소집되는 것은 아니다. 남은 기간 연맹과 협회가 접점을 찾으면 허 감독은 이들 중 기량 점검이 필요한 일부 선수만 부를 것으로 보인다.

○협회, 세네갈전 연기 요청

협회는 세네갈전을 10월 14일로 옮기는데 협조해달라고 세네갈 축구협회에 요청했다고 24일 공식 밝혔다. 그러나 그 전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맹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지기 전 이미 한 차례 세네갈 측에 날짜변경을 요청했다가 “곤란하다”는 답을 들었음에도, 재요청을 한 것에서 어떻게든 최악의 사태는 막아보자는 협회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당장 2주일 앞으로 다가온 호주전은 변경이 불가능하지만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남아 있는 세네갈전을 뒤로 미뤄 연맹의 태도를 바꿀 만한 명분을 얻겠다는 심산.

세네갈 역시 이번에는 협조할 가능성이 높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세네갈의 해외파들이 못 뛰는 등의 변수는 있을 수 있지만 일정은 변경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연맹 역시 협회의 ‘일방통행식’ 태도가 바뀌었다는 데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세네갈전이 14일로 연기될 경우 이번 사태가 일단락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국(대한축구협회전무이사) [스포츠동아 D이준하B]


○김진국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A매치는 축구협 권한… 연맹이 충분히 인지해야”

협회와 연맹 모두 어느 것이 한국축구를 위한 길인지 잘 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A매치 데이는 협회가 대표팀을 위해 쓸 수 있는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이번에 국제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 세네갈 축구협회에 다시 한 번 평가전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연맹에서도 이러한 협회의 의지와 노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해외파 차출을 두고 연맹과 사전협의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호주전에 해외파를 소집하기 위한 협회의 행정적인 절차였을 뿐이다.

이준하(프로축구연맹사무총장) [스포츠동아 DB]


○이준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평가전 일정변경 요청은 상생으로의 인식 변화”

연맹은 이미 공식적으로 이사회 결의 사항을 발표했다. 그 후 아직 구체적인 어떤 변화된 결과물(세네갈전 일정 변경)이 나오지 않아 당장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 그러나 협회가 세네갈과의 평가전 날짜를 바꾸기 위해 세네갈 측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최근 노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연맹을 파트너로 인식하고 함께 상생해 나가겠다는 인식의 변화로 보고 있다. 해외파 소집을 두고 협회와 사전에 논의한 적은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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