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벼린태극검을받아랏!”

입력 2009-08-2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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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15회 세계 검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국가대표 선수단이 14일 오후 충북도청 회의실에서 결단식을 갖고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3년을 기다렸다. 이번에야말로 일본과의 진검승부다.

제14회 세계검도선수권이 28일부터 30일까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다. 전 세계 39개국에서 참가하는 535명의 선수들은 남·녀 개인 및 단체에서 총 4개의 금메달을 걸고 다툰다. 한국은 이종림 대한검도회 수석부회장을 단장으로, 남자부(고규철 감독) 10명, 여자부(박동철 감독) 8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남녀동반 세계정상 등극이 목표. 2006년 13회 대회(대만)에서 우승한 남자대표팀은 단체전 2연패를 노린다.

3년을 주기로 열리는 세계선수권. 남자대표팀은 1973년 제2회 대회(미국)부터 참가했지만, 번번이 ‘세계최강’ 일본의 벽에 막혔다. 2003년 12회 대회(영국)까지 준우승만 7번. 모두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했다. 일본(700만명)과 한국(50만명)은 검도 저변에서부터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희망의 씨앗은 싹을 틔우고, 줄기를 뻗었다. 5명이 겨루는 단체전. 초창기에는 0-5로 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5번째 판(주장 전)까지 가는 것조차 버겁던 한국은 2000년 미국에서 열린 11회 대회에서 마침내 최종전까지 승부를 몰고 갔다. 12회 대회 때는 5번째 선수까지 동점(무승부 포함). 득실과 다득점까지 같았다. 결국 최고수 한 명의 단 판으로 승부를 가렸지만 패배. 눈물을 삼키며 3년 뒤를 기약했다.

2006년 13회 대회를 앞두고 검도인들은 “이번에야말로 (일본을) 꺾을 차례”라며 들떠 있었다. 결과는 바람대로 우승. 하지만 김이 빠졌다. 거함 일본이 4강에서 침몰하는 대이변이 발생하면서 맞대결이 무산됐다. 결승에 올라온 미국은 한국의 상대가 못 됐다.

근대적인 검도가 시작된 곳은 일본. 하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검법(본국검법·신라)을 보유한 나라다. 양국 검도인들의 자존심 싸움은 대단하다. 2008년 12월 충북 음성 대한검도회 수련원. 맹추위를 이겨가며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던 남자대표팀 고규철 감독은 “일본에서는 한국의 우승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럴수록 훈련의 강도는 더 세졌고, 어느 새 계절은 두 번 바뀌었다.

대한검도회 유점기 사무국장은 “일본검도가 정적인데 반해 체력을 바탕으로 한 한국검도는 역동적”이라면서 “일본을 넘어서자는 선수단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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