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4호…누구도김상현을막을수없다

입력 2009-09-04 2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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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머신 34호 쏘아 올리다.’ KIA 김상현이 4일 광주 두산전에서 1-5로 뒤지던 7회 1사 1루서 좌월 2점 홈런포를 터트렸다. 이날 비록 팀은 패했지만 시즌 34호 홈런을 기록하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MVP후보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홈런머신 34호 쏘아 올리다.’ KIA 김상현이 4일 광주 두산전에서 1-5로 뒤지던 7회 1사 1루서 좌월 2점 홈런포를 터트렸다. 이날 비록 팀은 패했지만 시즌 34호 홈런을 기록하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MVP후보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또 두방…7개차 홈런선두! 2009년 프로야구 KIA 광풍, 그 중심에 김상현이 서 있다. 타이거즈 최다타점…최다홈런 타이 이적생 신화를 넘어 맹호 전설로. 그의 질주에 대한민국이 숨죽였다.

2009 한국프로야구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타이거즈 광풍(狂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4일 두산-KIA전이 열린 광주구장은 1만3400석 좌석이 모두 팔려나가 이번 시즌 KIA 홈 경기 17번째(군산 4번 포함) 만원을 기록했다. KIA의 09시즌 입장관중은 4일까지 49만2208명.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 역대 최다 관중이었던 1996년의 46만8922명을 이미 넘어섰다. 창단 이후 첫 50만 관중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광주 뿐 아니다. KIA가 가는 곳에는 타이거즈 팬들로 넘쳐난다. SK가 8월 22-23일, 문학구장 개장 이후 첫 이틀 연속 만원을 기록한 것도 KIA 덕분이었다. 8월 28-30일, KIA-두산의 잠실경기 역시 3연전 내내 3만500석 스탠드가 가득 들어찼다. 두산 홈 경기로 페넌트레이스에서 3일 연속 만원을 기록한 것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이 때가 처음이었다.

문학구장이, 잠실구장이 꽉꽉 들어찬 데에는 타이거즈 팬들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1997년 9번째 마지막 우승 이후, 타이거즈 팬들은 ‘V10' 염원 속에 우승에 목 말라있었다. 특히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꼴찌를 두 번이나 하면서 적잖은 팬이 등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전혀 다르다. 시즌 초반 한때 꼴찌에 머물렀던 KIA는 착실히 승수를 만회, 전반기를 3위로 마쳤고 후반기 시작과 함께 11연승으로 무서운 힘을 내며 승승장구, 급기야 페넌트레이스 1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때 등을 돌렸던 팬들은 다시 야구장을 가득 메우고 ‘KIA’, ‘타이거즈’를 목놓아 외치고 있다.

이 같은 KIA 광풍의 중심에는 단연 김상현(29)이 있다.

4월 중순, 그가 가세하지 않았다면 현재 KIA는 없었을 것이란 게 구단 안팎의 공통적인 평가다. 홈런·타점·장타율 등 타격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상현은 4일 두산전에서 또 폭발했다. 2회 1점포·7회 2점포 등 홈런 두방을 몰아치며 34호를 마크, 팀 동료 최희섭(27개)을 7개차로 따돌리고 홈런왕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하루 전 1점 아치로 112타점을 마크, 타이거즈 역대 최다타점 신기록(기존 99년 홍현우·111개)을 썼던 그는 이번에는 1999년 홍현우가 기록한 타이거즈 토종 한시즌 최다 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앞으로 홈런 한개를 더 때리면 그는 타이거즈의 또 다른 새 역사를 쓴다.

KIA는 두산전에서 3-5로 패하면서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을 위한 매직넘버 9를 줄이지 못했다. 김상현은 “첫번째, 두 번째 홈런 모두 노려친 게 적중했다”면서도 “홈런을 쳐 기쁜 것보다 역전 찬스(8회 2사 만루)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스탠드를 가득 채운 타이거즈 팬들은 김상현이 있어 행복했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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