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잔디에돗자리깔고K리그엔조이

입력 2009-09-14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딱딱한 의자가 아닌 잔디에 편안하게 앉아서 혹은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아놓고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모습. 축구 팬이라면 한 번쯤 해보고픈 경험을 전남 영광 군민들이 누렸다.

13일 광주 상무-수원 삼성 경기는 광주의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영광 스포티움에서 벌어졌다.

지방 구단들은 연고지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해 K리그 경기를 인근 지방에서 열곤 하는데 이의 일환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스포티움 관중석의 구조다. 이 경기장은 본부석 쪽에만 3000석 규모의 스탠드가 있을 뿐 나머지 3면은 잔디 언덕으로 구성돼 있다.

프로축구연맹 K리그 대회 요강에 따르면 홈 경기장은 1만2000명 이상을 수용해야 한다. 엄밀한 잣대로 따지면 이 곳에서는 K리그 경기가 벌어질 수 없다. 그러나 연맹은 경기에 앞선 실사에서 잔디 언덕 등을 모두 포함하면 1만2000명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 허가를 해줬다. 작년에도 1경기가 치러졌다.

이로 인해 입장 관중 수가 수용규모보다 초과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영광군 홍보자료에 따르면 스포티움은 1만4097석 규모다. 그러나 연맹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날 모두 1만6720명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잔디에 몇 명이나 앉을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일.

광주 최천수 사무국장은 “영광군과 같은 지방에서의 K리그 경기는 하나의 큰 축제와 같다. 영광 주민들이 모처럼 K리그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영광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