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스타플러스]조정훈, 7K·2실점명품투…‘주사투혼’빛났다

입력 2009-09-3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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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베어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가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1사 두산 용덕한의 타격이 스윙이라며 롯데 조정훈이 어필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폭포수포크볼이통했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연소 배터리인 조정훈(24)과 장성우(19)의 진면목을 확인한 경기였다.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처음 선발출장한 두 선수는 두둑한 배짱과 뛰어난 경기운영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다승왕 조정훈은 한달 내내 감기로 고생했다. 경기 전 주사를 맞고 출전할 만큼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역투를 거듭했다. 명품 스플리터(포크볼)는 평소보다 더 날카롭게 떨어졌다. 3회까지 완벽하게 던지다가 4회 김현수에게 홈런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시종일관 조정훈은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1-1 동점인 5회말 1사 2·3루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지만 침착하게 범타를 유도하며 승리를 예감케 했다. 국내 우완투수 가운데 가장 각도가 좋은 공을 던지는 조정훈은 이날도 상하 각도를 최대한 살려냈다. 188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과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스플리터는 언뜻 보아도 치기 어려웠다. 7.2이닝 2실점 승리투수. 감기에 고생하면서도 조정훈은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멋지게 치렀다. 투구 내용도 좋았지만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조정훈과 함께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출장을 기록한 장성우의 내조도 훌륭했다. 만 19세의 나이에 그는 흔들림 없이 안방을 지켰다. 5회 무사 1·2루, 8회 2사 만루의 큰 위기에서도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위기를 넘겼다. 올해 처음 1군에 올라온 고졸 2년차 포수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침착했다.

아무리 좋은 투수라 하더라도 포수의 이상적인 리드가 없으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장성우는 그라운드 지휘관으로 손색없는 활약을 보여주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은 이제까지 100%%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롯데는 1차전 승리와 함께 롯데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최고의 배터리를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1승 이상의 값진 수확을 얻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롯데 조정훈=긴장은 됐었는데요. 그러면서도 많이 설레였습니다. 일단은 포수 장성우를 믿고 따르려고 했고, 두산의 발 빠른 타자들은 꼭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졌습니다. 빠른 승부를 보려고 (포크볼 등) 변화구 피칭을 많이 했습니다. 다음 경기에 상대도 (포크볼에 대해) 많이 준비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저도 그에 대비를…, 그렇지만 또 던진다고 다 맞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 투구 패턴은) 비슷할 것 같습니다. 제가 평가하기에 오늘 투구는 80∼85점(‘씩’ 치아를 드러내고 웃으며)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기고 나서 누가 제일 먼저 떠올랐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모르겠어요. 그냥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또 만면에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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