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에 출전하는 청소년대표팀의 출국 하루 전날인 지난 달 11일, 홍명보 감독에게 솔직한 심정을 물었다.
‘떨린다’, ‘자신있다’, ‘아무 생각없다’, 단답형의 그의 스타일상 이 3가지 중 하나일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나름대로 준비 잘 했으니 갈 데까지 가보는 거죠. 잘 될 겁니다.” 홍명보다웠다. 2002월드컵 때도 주눅 들지 않았던 자신감이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도 변함이 없었다.
‘갈 데까지 가본다’의 정확한 목표점은 가늠하기 쉽지 않았지만, ‘큰 일 한번 치겠다’는 의미로 와 닿았다. 무명의 용사들을 이끈 ‘초보 장수’ 홍명보는 그렇게 이집트로 향했다.
1차전 카메룬전 패배는 커다란 교훈이 됐고, 독일전 무승부는 자신감을 심어줬으며, 미국전 완승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오른 16강. 선수단 면면을 보면 이 정도도 ‘기적’이라 할만했다. 하지만 홍 감독의 눈빛은 달랐다. 만족하는 기색이 없었다.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가 16강에 오른 뒤에도 ‘아직 배가 고프다’고 말했던 것처럼.
홍 감독은 16강에서 고픈 배를 조금 달랬다. 6일 파라과이전에서 김보경과 김민우(2골)의 골을 묶어 3-0으로 이기고 8강에 오르자 그제야 홍 감독은 펄쩍펄쩍 뛰었다. 2002년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골을 넣은 뒤 환한 웃음을 짓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1991년 대회 이후 18년 만에 8강에 오른 한국축구의 경사다. 선수에 대한 신뢰감이 넘쳐나고, 인간적인 대우로 소통의 리더십을 보였으며, 질책보다는 따스한 격려로 사기를 돋운 홍 감독이 2002년 히딩크가 보여준 탈권위의 리더십을 그대로 전수 받으면서 8강을 조련해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승부사다. 이내 냉정을 되찾았다. “선수들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는 믿음과 확신, 그리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며 더 높은 곳을 향했다.
이 시점에 출국 전 그의 말을 되새겨본다. ‘갈 데까지 가보겠다’는 지향점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 최소 4강. 1983년 한국축구가 이룬 그 영광을 다시 한번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선수로서 월드컵 4강을 이룬 홍 감독은 이제 감독으로서도 신화 창조에 도전하는 셈이다. 사상 최초의 일이기에 홍 감독의 도전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 갈 데까지 가서, 큰 일 한번 치르고, 환하게 웃는 홍 감독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하기
![쯔양이 직접 돈쭐내러 간 곱창집 [SD튭]](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7/132918757.1.png)
![김동욱 “아내 스텔라 김 임신, 평소보다 더 예뻐 보여”[인터뷰]](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7/132913815.1.jpg)






![맹승지, 끈 끊어질까 걱정…넥타이 위치 아찔해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8504.1.jpg)
![‘박나래 주사 이모’ A씨 “뭘 안다고…”, 심경글 삭제 [종합]](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7/132917975.1.jpg)
![레드벨벳 조이, 턱뼈 함몰 학대견 기적 회복에 “내가 다 배부르다” 안심 (동물농장)[TV종합]](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8/132919165.1.jpg)


![이동국 딸 설아 폭풍 성장 “언니 재시 복제중”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7/132915151.1.jpg)
![유승옥, 확실한 애플힙+핫바디…베이글美 여전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9885.1.jpg)
![공효진 “남편 케빈 軍복무, 엄청 울었다…2세 기대 부응할 것”[인터뷰]](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7/132913810.1.jpg)







![조진웅 은퇴…“배우의 길 마침표” 불명예 퇴장 [종합]](https://dimg.donga.com/a/72/72/95/1/wps/SPORTS/IMAGE/2025/12/06/132913708.1.jpg)
![“다 지나간다” 박미선, 암 투병 당시 미소 잃지 않았다 [DA★]](https://dimg.donga.com/a/140/140/95/1/wps/SPORTS/IMAGE/2025/12/07/132917714.1.jpg)
![박주현 파격 비키니, 복싱으로 다진 몸매 대박 [DA★]](https://dimg.donga.com/a/140/140/95/1/wps/SPORTS/IMAGE/2025/12/07/132916942.1.jpg)

![이동국 딸 설아 폭풍 성장 “언니 재시 복제중” [DA★]](https://dimg.donga.com/a/140/140/95/1/wps/SPORTS/IMAGE/2025/12/07/132915151.1.jpg)



















![김남주 초호화 대저택 민낯 “쥐·바퀴벌레와 함께 살아” [종합]](https://dimg.donga.com/a/110/73/95/1/wps/SPORTS/IMAGE/2025/05/27/131690415.1.jpg)
![이정진 “사기 등 10억↑ 날려…건대 근처 전세 살아” (신랑수업)[TV종합]](https://dimg.donga.com/a/110/73/95/1/wps/SPORTS/IMAGE/2025/05/22/131661618.1.jpg)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