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철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이 기억하는 포스트 시즌. 그는 2002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삼성-LG 6차전을 최고의 경기로 꼽았다.최근 명지전문대에 개설된 심판학교 교장으로 취임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광철전 KBO 심판위원장이기억하는가을
“이승엽이 스리런 치고, 마해영이 이어 솔로를 쳐서 삼성이 이긴 경기, 그게 가장 극적이었지.”김광철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은 2002년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 6차전을 포스트 시즌 최고의 경기로 기억했다.
3점을 뒤지던 삼성이 LG 마무리 이상훈을 상대로 이승엽의 3점 홈런으로 8-8 동점을 만들고, 마해영이 최원호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한 경기. 삼성 팬을 모두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그 ‘사건’은 아직도 소주잔을 돌리며 옛 이야기를 떠올릴 때 첫 번째로 등장한다.
그는 1982년 개막전부터 시작해 1996년 한국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그만둘 때 까지 심판으로 참 오랜 시간을 야구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그렇기에 그가 기억하는 포스트 시즌이 더욱 궁금했다.
물론 세월의 흐름 속에 기억은 머리 속에서 많이 지워졌다. 15년 간 셀 수도 없이 많은 경기의 심판을 맡다보면 때론 이 경기가 저 경기 같고, 저 경기가 이 경기인 듯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법.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기억이 있다. 그가 기억하는 포스트 시즌을 따라가 봤다.
○감독 퇴장 사건
“1982년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OB(현 두산)의 한국 시리즈 1차전이 기억에 남아. 15회 연장까지 가서 3-3 동점으로 끝났는데, 삼성은 김시진, 이선희 등 에이스가 총출동했지만 이기지 못했지.
OB는 비겼지만 이긴 경기나 마찬가지였어. 이 때문인지 결국 시리즈 우승은 OB의 몫이 됐어요. 이날 삼성 선발은 황규봉이었어. 당시 내가 주심을 봤는데 정말 잘 던졌어. 그런데 웃긴 일이 생겼어. 서영무 삼성 감독이 착각을 해서 한 이닝에 두 번을 마운드로 나온 거야. 그래서 내가 서 감독을 퇴장시켰어. 황규봉도 교체됐고. 아마 한 이닝에 감독이 두 번 나와 퇴장당한 일은 이 때가 처음 이었을 거야.”
○암표상과 격투 사건
“1991년 얘긴데 암표 장사들이 심판 숙소를 점거한 일이 있었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송진우가 해태를 상대로 8회 투아웃까지 퍼펙트로 잘 던진 날이었어요. 그런데 한화가 4-1로 졌어. 암표 장사들은 심판 때문에 한화가 졌다고 생각해 화가 났나봐. 8회 2사서 송진우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이었으면 공수 교대 되는 건데 볼로 판정된 후 실책이 이어지면서 실점했거든.
심판들과 술을 한잔 하고 숙소로 들어왔는데 그 놈들이 진을 치고 있더라고. 그 놈들은 30명, 우리는 20명 됐는데, 말이 안 통하니까 내가 두발을 들어서 날라 차기를 해버렸어. 근데 어떻게 됐는지 알아. 그 놈이 피해서 내가 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지 뭐야.(민망한 웃음).
하여간 우리가 아주 죽여 버렸지. 사건은 결국 커져서 경찰서로 갔는데 심판은 내일 경기가 있으니까 보내달라고 하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혼자 경찰서에 남았어. 결국 치료비 주고 나왔지.”
○심판 옷을 벗은 마지막 경기
“1996년 해태와 현대가 한국시리즈를 할 때야. 해태가 정명원에게 노히트 노런의 수모를 당하고, 심판에 대해 클레임을 걸었지. 허운 심판이 인천 동산고, 김호인 심판이 인천고 출신인 점을 들어 바꿔달라고 한거야.
그런데 그거 알아요. 야구 규약에 따르면 심판이 한 번 배정되면, 팀은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거. 해태에서 심판을 빼지 않으면 경기를 안 하겠다고 했지만 난 밀어 붙였지.결국 해태가 6차전까지 가서 4승2패로 우승했는데, 그 경기가 끝나자마자 10분 만에 박종환 사무총장에게 그만두겠다고 말했어. 그런데 다음날 바로 사표 처리가 됐어요.(생각해보면 웃기는 일이다. 사표를 내지도 않았는데 사표 처리가 됐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잘 한 일인 것 같아. 그 날 동료들이랑 술을 엄청 마셨어요.”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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