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의가족들]내아들씽씽투PO서도고!

입력 2009-10-0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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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두산 투수 고창성의 부친 고재신씨. 문학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두산고창성아버지고재신씨
성공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뒤에는 항상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주는 훌륭한 부모들이 있다.

두산 불펜의 에이스로 통하는 ‘사이드암’ 고창성(25)도 마찬가지였다.

한때 유능한 인테리어 전문가로 활동한 고재신(56·사진) 씨는 “정말 훌륭한 아드님을 두셨다”는 말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뻥튀기’가 아니다. 신예 고창성의 데뷔 시즌 활약은 두드러졌다. 두산의 막강 중간 계투진 ‘KILL 라인’의 첫 번째 주자가 바로 고창성이다. 그 뒤를 임태훈-이재우-이용찬이 잇고 있다.

올해 고창성은 16개의 홀드를 수확해 이 부문 2위를 달렸다. 64경기에서 5승2패(1세이브), 평균 자책점은 1.95를 기록해 막강한 신인왕 후보로 우뚝 섰다. 아들이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베어스데이 행사 때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창성이를 보니 뭉클하더라고요. ‘아들이 이렇게 인정받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어 가슴이 뜨거워졌어요.”

사실 아들을 야구에 입문시킨 것도 고 씨의 선택이었다.

학창 시절, 작은 키로 인해 반에서 1번 자리가 늘 고창성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면 키가 크려나 싶어서요.” 처음부터 잘 풀릴 리 없었다. 홍은중 졸업반까지 3루수, 2루수를 전전하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냥 죽으란 법은 없었다.

선린 인터넷고에 입학하며 갑자기 키가 부쩍 크기 시작했다. 161cm에 불과한 신장은 183cm가 됐고, 코치의 권유로 투수로 전항하며 숨겨진 실력을 발휘했다. “보약 좀 먹였죠. 지네, 뱀만 먹지 않았지, 몸에 좋다는 건 죄다 끓여줬어요. 시즌 중 좋은 모습을 보인 것도 ‘약발’ 때문일 겁니다.”

SK-두산의 PO 1차전을 앞두고 아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고 씨. “아들이 제가 경기장을 찾아가는 걸 좋아해요. ‘잘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걱정말라’고 하더라고요.”

덕담 삼아 건넨 “아드님이 승리 투수가 됐으면 한다”는 말에 곧장 돌아온 대답이 재미있다. “안돼요. 승리는 선발 투수가 가져가야죠. 아들은 그냥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게끔만.”
문학|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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