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이 3년 연속 가을잔치에서 만나기는 28년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입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롯데가 14년만에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펼쳤으니,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또 만난 SK와 두산의 질긴 인연은 정말 남다르다고 할 수 있지요.

알려진대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맞대결에선 SK가 두 번 다 이겼습니다. 두산이 ‘이번 만큼은’, SK가 ‘이번에도’를 수도 없이 외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두 팀의 치열한 전쟁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두번 다 SK가 웃고, 두산이 울었지만 승패를 떠나 양 팀 모두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두산과 롯데처럼 실로 오랜만에 가을잔치에서 만나는 팀간의 대결도 나름대로 흥미가 있지만,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챔피언 자리를 다퉜던 두 팀간 대결이라 여느 시리즈와 또 다른 맛이 느껴질 겁니다. 2년간 현장에서 두 팀의 맞대결을 지켜본 기자 마음도 준PO와 달리 조금은 더 흥분 되네요.

SK 김성근 감독과 두산 김경문, 양팀 사령탑은 때론 날카로운 대립각을 보이고 게임 운영 스타일도 정반대지만 공통점도 여럿 갖고 있습니다. 선수단을 장악하는 강력한 카리스마, 프런트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과감히 낼 줄 아는 강단 등이 특히 그렇지요.

그러나 두 사람의 비슷한 점은 그라운드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팬들이 다른 카드와 달리, SK와 두산의 이번 시리즈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도 그래서일 겁니다.

두 팀은 올 시즌 맞대결에서 9승1무9패로 그야말로 호각세를 보였습니다. 어느 팀이 이기더라도, 5차전 마지막 게임까지 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전망일 정도로 두 팀의 팽팽한 플레이오프가 예상됩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갑자기 서늘해진 날씨를 떠올리며 그러더군요. “이제야 가을잔치 같은 느낌이 든다”고요. SK와 두산의 3년 연속 맞장 대결. 흥미진진한 가을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듭니다.

이번엔 누가 웃을까요.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