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회말 2사 1루 SK 정상호의 내야 땅볼때 1루 주자 박정권이 두산 2루수 고영민에게 포스아웃되고 있다. 문학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회말 2사 1루 SK 정상호의 내야 땅볼때 1루 주자 박정권이 두산 2루수 고영민에게 포스아웃되고 있다. 문학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SK, 더많은찬스불구적시타불발한숨 - 두산은 2홈런·2회 3안타‘실속 야구’
잔루는 스리아웃이 되는 순간, 공격 팀의 누상에 남아있는 주자들의 전체 숫자를 일컫는다.

야구 기록지에 ‘L’로 기입하는데 당연히 이 문자가 눈에 띌수록 그 팀의 득점력이 ‘실속 없었다’란 풀이가 가능하다. 쉽게 말해 출루는 빈번했는데, 득점 찬스에서 번번이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단 정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7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8안타 3볼넷을 뽑고도 단 2득점에 그쳤다. 잔루를 8개나 남발했다. 반면 두산은 6안타 1볼넷에도 3득점으로 이길 수 있었다. 두산은 2방의 홈런과 2회 집중 3안타가 뭉쳤기에 안타가 흩어진 SK보다 효율적이었다.

통계학적으론 부정되지만 심리학적으론 우대받는 야구용어가 ‘클러치히터’(찬스에 강한 타자)다. 그 반대말이 소프트넘버(soft number)다. 타율 홈런 타점 숫자는 훌륭한데 팀 승리가 걸린 타이밍에선 빈타를 거듭하는 타자를 가리킨다. 예전 LA 다저스의 에릭 캐로스가 대표적 소프트넘버다.

SK는 팀 타율(0.285) 1위이자 두 자릿수 홈런타자가 10명에 달하지만 정작 득점권 타율(0.256)은 꼴찌로 나타난다. 그래서 김성근 감독 이하 SK 코치진은 타순 조합에 유독 신경을 쏟는다. PO 1차전 회심의 카드는 4번 이재원 5번 나주환 조합이었다. 이재원은 2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를 해냈다.

그러나 나주환이 4타수 무안타에 잔루 4개를 남겨 득점 체증이 걸렸다. 김 감독의 예상대로 선발 글로버가 3실점 이내로 막았음에도 타자들이 못 치니 도리가 없었다.

두산이 좌완 금민철을 내 SK의 넘버원 클러치히터 김재현을 처음부터 못쓴 점이 통한이었다. 김 감독이 가장 기대한 타자로 꼽았던 최정이 막힌 대목도 아팠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