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가 산 꿈의 해몽이 알고 싶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직전까지 SK 선수들은 선발출장 여부를 모르고 있었다. SK 포수 정상호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누구보다도 선발을 예감하고 있었다. 어느새 박경완의 후계자로서 존재 가치를 각인시킨 그였다.

과거 2년, SK는 연속 우승을 달성했지만 정상호는 2007년 딱 1타석에 출장한 것이 전부였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격세지감을 느낄 법하다. 전날엔 잠을 설쳤단다. 꿈도 제대로 꾸지 못했다.

그러나 묘하게도 친구가 ‘이상한’ 꿈을 꿨다. “걸어가다가 칼에 찔렸고, 피를 콸콸 쏟았다”란 내용이었다. 그 의미가 심상찮다고 직감한 정상호는 현금을 지불하고 굳이 그 꿈을 샀다.

그러나 그 정성도 헛되이 정상호-글로버 배터리는 2회까지만 3점을 내줬다. 이 중 2실점은 오른쪽으로 부는 바람 탓에 고영민, 최준석에게 잇달아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간 불운의 홈런을 맞았다. 정상호의 첫 가을야구는 액땜으로 시작한 모양이다.
문학|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