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황병일코치의 스페셜 세리머니

입력 2009-10-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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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 KIA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KIA 김상현이 8회초 2사 1,2루때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며 1루에서 황병일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문학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KIA 황병일 타격코치는 우승확정 직후 조범현 감독, 코칭스태프와 환호하고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한 후 안경너머 이슬이 맺힌 눈으로 홀로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무척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들어올렸다. 더 기뻐할 시간이 충분한데 벌써 짐정리를 시작한 걸까? 아니었다. 잠시 후 황 코치는 자신만의 특별한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우승이다! 이제 끝났다”라는 외침과 함께 가방에 가득차있던 서류 뭉치와 글씨가 빼곡한 메모가 하늘에 펄럭였다.

높이 솟구쳤다 덕아웃에 떨어진 종이에는 SK투수가 어떤 타자에 강하고 어떤 코스의 변화구를 결정구로 쓰며 어떤 특징이 있는지 등 분석 자료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한 참 동안 던져도 끝없이 쏟아질 정도로 방대한 자료가 가방에 가득했다. 수북이 쌓이는 종이더미만큼 그동안 황 코치는 타자들을 돕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최희섭을 국내 무대에 완전히 적응시켰고 김상현을 최고의 타자로 키워낸 황 코치는 KIA 우승의 1등 공신이다. 그러나 우승직후 소감을 묻는 순간에도 “나지완은 더 성장할 수 있는 타자다. 오늘 끝내기 홈런이 그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선수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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