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피드, 삼성의 높이 보다 높았다

입력 2009-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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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10 프로농구 서울삼성 대 부산KT 경기가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부산KT 존슨이 서울삼성 이승준의 수비를 뚫고 골밑을 공격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KT 100-83 대승 거둬 3연승 휘파람

전창진 감독 ‘스몰볼’식 변신 합격점

전태풍 27득점…KCC, 전자랜드 꺾어


야구에서 팀의 공격스타일을 이야기할 때 ‘빅볼’과 ‘스몰볼’이라는 말을 쓴다. ‘빅볼’은 장타력 위주의 화끈한 타력을 앞세운 스타일, ‘스몰볼’은 정확한 단타 위주로 아기자기한 플레이를 펼치는 스타일을 표현한 말이다.

부산 KT의 전창진 감독은 야구로 말하면 ‘빅볼’에서 ‘스몰볼’로 변신을 시도하는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원주 동부의 사령탑을 맡은 그는 김주성(205cm)을 보유한 덕분에 높이를 앞세운 농구를 했다. 하지만 KT로 둥지를 옮기고는 동부에서와 달리 스피드를 앞세운 조직력 농구로 변신했다.

전 감독은 “동부 시절보다 경기 전날 많은 준비와 걱정을 해야 하지만 지도자로서 흥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전 감독은 29일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도 걱정을 늘어놓았다. 그는 “우리 팀은 삼성에 비해 낮아 골밑에서 많이 밀릴 것 같다”고 말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또 “신기성이 아직도 제 컨디션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 감독이 구사하는 ‘스몰볼’ 스타일의 농구는 삼성의 높이를 무색케 했다.

KT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손쉽게 공격을 풀어나갔다. 수비에서는 적극적인 도움 수비를 통해 삼성의 에이스 용병 테렌스 레더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간혹 리바운드에서 이어지는 볼을 빠르게 운반해 속공으로 연결하며 스피드의 위력이 어떤 것인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2쿼터까지 삼성 이승준(22점)을 제대로 봉쇄하지 못해 시소게임을 펼친 KT는 3쿼터에 혼자 13점을 넣은 제스퍼 존슨(24점)과 연속 7점을 쏟아낸 김영환(13점)의 활약으로 74-64, 10점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KT는 4쿼터에 신기성(19점), 김도수(9점) 등 주전들의 고른 득점이 터져 종료 5분여를 남기고 86-70, 16점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리를 결정지었다. 100-83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KT는 3연승을 내달리며 4승2패로 동부와 공동 3위가 됐다. 삼성은 3승3패 공동 5위로 내려앉았다.

인천 경기에서는 전주 KCC가 3점슛 5개를 포함해 27점을 올린 전태풍의 활약으로 인천 전자랜드를 86-83으로 제압했다. KCC는 3승3패로 승률 5할이 됐고, 전자랜드(1승6패)는 5연패와 함께 10위로 내려앉았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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