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 이승렬 “아픔만큼 성숙…속죄포 쏜다”

입력 2009-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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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렬은 작년과 올해 팀이 중요한 고비에 설 때마다 부상과 징계로 출전하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전남과의 6강 PO 때 모두 날려버리겠다는 각오다.스포츠동아 DB

2008년 K리그 플레이오프를 쓸쓸히 관중석에서 지켜본 선수가 있었습니다. 정규리그 경기 도중 허벅지 근육 파열로 시즌을 일찌감치 접은 그는 2008년 챔피언결정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며 라이벌 수원 삼성에 패한 선배들과 함께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2009년 우승을 위한 재도전에 나섰지만 그에게는 혹독한 2년차 징크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신인시절 개인기를 앞세운 플레이를 즐겼던 그는 팀에 녹아드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주전에서 밀렸습니다. 또 경기 도중 심판에게 항의하다 경고가 늘면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FIFA U-20월드컵에서 또래들보다 앞서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집트로 향했지만 경쟁에서 밀려 교체 선수로 뛰어야 했습니다. 신인왕 출신답지 않게 엄청난 성장통에 시달렸던 그가 이제 다시 뛰려합니다. 그는 바로 FC서울의 측면 미드필더 이승렬(20)입니다.

올 시즌 최종전에서 이승렬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은 전남과 무승부에 그치면서 정규리그 2위를 포항에 내줬습니다. 팀이 3위로 떨어지는 모습을 관중석에서 보며 자신의 실수에 대해 깊이 반성한 그는 6강 PO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를 준비하며 입술을 꽉 깨물었습니다. 팀에 큰 피해를 입혔다는 생각에 어느 누구보다 훈련 강도를 높였습니다. 서울 코칭스태프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이)승렬이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몸 상태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골로 말 하겠다”고 선언한 이승렬의 발끝에 서울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입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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