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박항서 감독. 스포츠동아 DB
성남 연장혈전에 사샤·조병국 퇴장
우린 하루 더 휴식 체력부담 적어
부상자도 없어… 재계약 낭보까지
단판승부 ‘전남의 꿈’ 절호의 찬스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걸 선수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박항서 전남 드래곤즈 감독(사진)은 22일 성남-인천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관전한 뒤 경기도 수원의 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전화를 받았다. 그는 통화에서 유독 ‘dream(꿈)’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전남은 21일 FC서울과의 K리그 6강 PO 첫 번째 경기에서 전·후반 연장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염동균의 잇단 선방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준PO 상대는 이날 인천을 꺾은 성남.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한 성남에는 라돈치치, 몰리나, 조동건, 김정우 등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하지만 박 감독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여러 모로 전남에 유리한 점이 많다. 서울과 승부차기 격전을 치렀지만 큰 부상자가 없어 다행이고 성남보다 하루를 더 쉴 수 있다. 성남 역시 인천과 승부차기까지 가면서 체력 부담이 불가피한데 여기에 수비의 핵 사샤와 조병국마저 퇴장으로 준PO에 나설 수 없다.
박 감독은 “상대에 전력누수가 있다는 건 분명 이득이다. 화려한 공격진을 잘 막아낸다면 우리 공격수들도 충분히 골을 노려볼 만하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어 “구단에서도 이번 챔피언십을 앞두고 이긴다고 확신을 가져주는 등 많은 힘을 줬다. 무엇보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모두 꿈을 이룰 기회라는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남은 올 시즌 중반 이천수 이적 파동 등으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며 한때 4연패 늪에 빠졌다. 박 감독은 솔직함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아무것도 숨기는 것 없이 모든 것을 선수들에게 다 털어놓고 힘들지만 함께 극복하자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선수들이 잘 따라줬습니다. 지금도 큰 경기를 앞두고 미팅 때 별 말 안 해도 선수들 표정을 보면 다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희소식도 들려왔다. 전남은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박 감독과 재계약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기간과 연봉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본 1년에 옵션 1년을 포함하는 ‘1+1’ 계약이 유력하다. 재계약 방침이 확정되면서 박 감독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준PO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박 감독은 “단판승부 아니냐. 모든 경기가 결승이라는 생각을 갖고 나서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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