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두 ‘부활 스파이크’ 삼성화재 6연승 꽂았다 

입력 2009-1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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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천안 유관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삼성 이형두가 현대캐피탈 수비벽을 두고 공격을 하고 있다.  천안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올시즌 첫 출전…블로킹 등 16득점
29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9∼2010 프로배구 V리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리턴매치. 두 팀은 라이벌답게 경기 초반부터 불꽃이 튀는 승부를 펼쳤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몸을 날려 볼을 받아냈고, 세트마다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승리는 강한 정신력을 발휘한 삼성화재의 것이었다.

삼성화재는 이날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6연승 행진을 달렸다. 현대캐피탈과는 이번 시즌 2전 전승. 그 중심에는 레프트 이형두(29)가 있었다.

두 팀은 시즌을 시작하면서 부상선수로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삼성화재는 부상으로 3명이 빠진 상태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날도 종아리 근육통을 호소하는 석진욱을 보조 리베로로 엔트리를 조정했다. 대신 이형두를 스타팅멤버로 기용했다.

하지만 이형두는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 신 감독은 “(이)형두가 독기를 품고 열심히 하고자하는 마음에 일부러 1라운드에 기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노림수대로 이형두는 이를 앙다물었다. 그리고 이날 무려 60%%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6득점 중 블로킹 득점만 3점. 특히 4세트 23-24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때 감각적인 시간차 공격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형두는 “끝내기 공을 치고 나서 짜릿했다”며 “시즌 시작하기 며칠 전부터 몸이 나아졌는데 (감독님이)투입을 안 하시더라. 하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믿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형두에게 이날 활약이 더 뜻 깊은 건 7월 ‘은퇴선언’을 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을 겪으며 코트에 있는 기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6월 말 신 감독에게 은퇴 의사를 밝혔지만 곧 번복했다. “숙소 밖에 나가 있었더니 괴로움 밖에 없었다”는 게 그 이유. 자신의 본분을 깨닫고 다시 코트에 돌아왔지만 그에게는 출전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드디어 찬스를 잡았지만 신 감독에게 ‘오늘이 라운드 첫 평가를 받는 날이다. 너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엄포를 들어야했다.

이형두는 모든 심적 부담감을 이겨냈다. 신 감독에게도 결국 ‘80점’이라는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일단 못 해도 교체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지 긴장이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하던 대로만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한편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경기는 LIG손해보험이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로 누르고 2라운드 첫 승을 올렸다.

천안|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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