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딛고 체력 더 강해졌다”

입력 2009-1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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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94kg급 용상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김선종이 신종플루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른 사실이 밝혀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2009고양세계역도선수권대회조직위

김선종 94kg급 용상 ‘깜짝 金’
29일 막을 내린 2009고양세계역도선수권대회. 27일 남자94kg급 용상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김선종(23)이 신종플루를 이겨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김선종이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것은 2006년, 2007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 하지만 최정상급 선수들이 겨루는 A그룹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었다. 입상을 목표로 강 훈련에 매진하던 9월 말, 느닷없이 몸에서 불이 났다. 이어 심한 기침과 오한까지.

설마 했던 일은 결국 사실이 됐다. 청천벽력 같은 신종플루 확진 판정. 욕심 때문에 오버페이스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피로가 면역력을 떨어뜨린 것. 결국 김선종은 태릉선수촌을 나왔다. 역도대표팀 동료들까지도 퇴촌. 타 종목으로 감염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사투(死鬪)가 시작됐다. 고통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들 지경. 김선종은 “워낙 건강했기에 아픈 것 자체가 낯선 경험이었다”면서 “거기서 정신 줄을 놓으면 죽을 것만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1주일간의 휴식은 강철 같은 몸을 정상으로 돌려놓았다. 전화위복. 한 번 바닥을 친 신체리듬 곡선은 반등의 탄력이 좋았다. 10월 이후 꾸준한 상승세. 김선종은 “도리어 신종플루 때문에 쉰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아직도 동료들은 “역도선수가 무슨 신종플루냐”고 김선종을 놀린다. 하지만 김선종은 “인생의 큰 경험”이라며 웃어넘긴다. 사선의 문턱을 겪었기에 목표의식은 더 확고해졌다. 김선종은 “2010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고양|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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