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세계역도선수권 결산] ‘헤라클레스’ 안용권 탄생은 예고됐다

입력 2009-1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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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용권. 스포츠동아DB

최대 라이벌 알리호세이니 기권 호재…남자 최중량급 2관왕…한국인 최초
한국역도가 세계역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안용권(27·국군체육부대)은 29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내린 2009세계역도선수권 남자최중량급(+105kg) 용상(247kg)·합계(445kg)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인상(198kg)에서는 동메달. 한국이 세계역도선수권 남자최중량급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사상 최초다. 이전 최고 성적은 1999년 아테네 대회에서 ‘아시아의 역사’ 김태현(40·고양시역도연맹회장)이 획득한 용상 은메달.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사에이드 알리호세이니(21·이란)가 28일 훈련도중 팔꿈치를 다쳐 출전을 포기하면서부터 서광이 비췄다. 안용권은 용상3차 시기에서 247kg을 뽑아들며 아르템 우다친(29·우크라이나)과 합계에서 동률을 이뤘다. 체중이 덜 나가는 안용권이 1위.

남자대표팀 이형근(45) 감독은 안용권을 타고난 역사라고 평가한다. 188cm, 142kg의 다부진 체격. 하지만 거구에 걸맞지 않게 누구보다 부드러운 몸을 지녔다. 주니어 시절부터 차세대 주자로 각광을 받았지만, 2004아테네올림픽 출전 이후 무릎부상의 후유증으로 슬럼프를 겪다가 상무 입대를 계기로 재기에 성공했다. 안용권은 “이번 대회는 출전선수들의 수준이 다소 낮았고, 나 역시 내 최고기록(인상206kg·용상250kg)을 들지 못했다”면서 “세계기록을 목표로 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세계기록은 ‘인간 기중기’로 불린 후세인 레자자데(31·이란대표팀 감독)의 인상213kg, 용상263kg, 합계 472kg.

한편 ‘로즈란’ 장미란(26·고양시청)도 28일, 여자최중량급(+75kg) 용상(187kg)·합계(323kg)에서 2관왕에 올랐다. 인상에서는 은메달(136kg). 장미란은 세계선수권 4연패(2005·2006·2007·2009)의 위업을 세웠다. 1987년부터 시작한 세계선수권 여자부에서 4연패를 이룬 선수는 중국의 리야쥐안(1990년∼1993년)과 탕웨이팡(1995∼1998년)뿐. 국제역도연맹(IWF)은 29일 IWF 기자단 심사 결과 2009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부문 ‘베스트 리프터(Best Lifter)’로 장미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베스트 리프터는 세계역도선수의 최우수선수(MVP) 격. 이로써 한국은 ‘역도의 꽃’으로 불리는 최중량급을 남녀부에서 동시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선수권 사상 한 국가가 남녀 최중량급을 모두 휩쓴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 사상최고성적(금6개·은3개·동5개)으로 대회를 마쳤다. 중국은 금18, 은11, 동10, 카자흐스탄은 금9, 은 1, 동2. 한국은 메달 수에서는 카자흐스탄에 밀렸지만, 남녀부에서 각각 종합2위를 차지했다. 이번대회는 각 체급의 1등부터 25등까지 포인트를 부여해, 포인트 합산으로 종합순위를 가린다. 남녀 1위는 세계최강 중국이 차지했다.

고양|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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