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지성’ 청용이 떴다

입력 2009-12-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웨스트햄전 3호 선제골 … 득점력 박지성 보다 뛰어나
멕슨 감독 “이청용 만큼만 하라”…팀 에이스 자리매김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 이청용(21·볼턴 원더러스)이 ‘포스트 박지성’ 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다. 이청용은 16일(한국시간) 볼턴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2010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서 후반 19분 이반 클라스니치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13일 맨체스터시티 전에서 도움 1개를 올린데 이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이자 시즌 3호골. 볼턴은 3-1로 이겼다. 이로써 7경기 연속 무승(2무5패)을 끊은 볼턴은 19위에서 17위로 뛰어올랐다.

○유럽파 최고 간판으로 ‘우뚝’

유럽파 태극전사 중 최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청용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박지성(맨유)에 쏠린 국내팬들의 시선도 이제 이청용으로 바뀌고 있다. 이청용은 19경기 중 14경기(선발 8경기)를 뛰었고, 3골-3도움을 챙겼다. 이 뿐만 아니라 뛰어난 활약 속에서 경고나 퇴장을 당한 적이 없는 것도 두드러지는 점. 함께 EPL을 누비는 조원희(위건), 설기현(풀럼)은 골은 커녕, 출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라 이청용의 활약상은 더 없이 돋보인다. 박주영(AS모나코)과 차두리(프라이부르크)도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이미 ‘대세’로 굳게 자리잡은 EPL의 아성을 깨지 못한다. 대표팀 코칭스태프 등 축구인들은 “이청용은 팀에서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고 입을 모으고, 볼턴의 개리 멕슨 감독도 “이청용처럼 해달라”고 선수들에 당부할 정도로 신뢰를 쌓았다.

○박지성과 어떤 차이?

이청용은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박지성을 꼽는다. 하지만 기록으로 볼 때 이미 이청용은 박지성을 뛰어 넘었다. 2005∼2006시즌 EPL에 첫 발을 디딘 박지성은 25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반면, 이청용은 5경기 만에 첫 골을 올렸다.

5번째 시즌을 맞은 박지성은 EPL 통산 88경기에서 9골을 넣었고, 이청용은 데뷔 5개월 만에 3골을 넣었다.

물론, 맨유와 강등권 탈출이 1차 목표인 볼턴은 명성부터 큰 차이가 있지만 이청용의 빠른 적응력은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는 K리그 때부터 예견된 일. 2006년 프로에 입문한 이청용은 2007년 주전을 꿰차 ‘될성부른 떡잎’이란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도 비교된다.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로 어려움을 겪는 박지성에 반해 이청용은 팀 전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문가들은 “측면에 강한 한국선수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