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 ‘영원한 국민배우’ 안성기의 삶과 영화] “50대 노총각의 서툰 사랑…내 모습 보는 듯”

입력 2010-0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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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어러브’는 배우 인생 53년을 보낸 안성기에게도 특별한 영화다. 안성기와 이하나가 손을 잡고 행복한 모습으로 걷고 있는 영화 속의 한 장면.

□ 안성기가 ‘페어러브’에 빠진 이유…
배우 인생 53년 동안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경험했지만 14일 개봉한 ‘페어러브’ 속 서른 살 차이의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은 그의 팬들에게는 꽤 낯선 모습이다. 2002년작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최지우와 멜로 신을 보여줬지만, ‘페어러브’에서 연기한 형만처럼 지고지순한 모습은 아니었다.

필모그래피에 오른 작품 가운데 멜로 장르의 영화가 비교적 적어보인다고 하자 그는 “표현의 제약을 피해 대부분의 영화가 멜로였던 70, 80년대에는 사람들이 지쳐 있는 멜로에 출연하기를 꺼렸다”고 밝혔다. 더욱이 당시 멜로배우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는 좋지 않은 선입견도 많았다. 자유로운 환경이 돼서도 그는 그런 시대에 하지 못했던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에 도전해왔다.

그런 점에서 ‘페어러브’는 어쩌면 안성기를 위한 맞춤형 영화다. 실제로 안성기는 3년간 신연식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이미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사랑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살아온 영화 속 50대 노총각 형만은, 멜로 연기에 ‘서툰’ 안성기가 적역이었던 셈이다.

그는 “사랑 이야기를 피하다보니 멜로에 서툴렀다. 그런데 그 서툼이 이번 역할에 잘 묻어났다. 내 어색함이 잘 어우러져 좋은 작품이 됐다. 말이 좀 느린 실제 나의 말투도 ‘형만’을 순수하고 순진하게 해주는 좋은 장치가 됐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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