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봉’이 된 이나영…황정남 때문이었다?

입력 2010-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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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킥’에서 이나봉으로 분한 이나영의 모습. 사진제공 |MBC

□ 바로 이 사람- 이나영, 하이킥 출연 스토리
‘하이킥’ 열혈 팬…출연 졸라 카메오 등장
‘이나봉을 아십니까?’

역시 작명의 힘은 강했다. ‘이나봉’이라는 낯선 이름이 한 주간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실시간 검색순위를 화려하게 장식했고 미쳐 그 정체를 모르던 누리꾼들 사이에선 엉뚱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나봉은 어디에 있는 산봉우리 인가요?’ 화려한 광고 속, 멀게 느껴진 스크린 안에서만 익숙하던 이나영이 바로 ‘산봉우리’로 오해받은 이나봉이다. 그녀가 이나봉으로 등장한 곳은 망가져야 살아남는다는 시트콤. 대체 왜 이나영은 이나봉이 됐을까.

이나영은 11일 방송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에서 과거엔 여자였으나 지금은 남자인 이나봉으로 등장했다. 지훈(최다니엘)의 옛 연인이었지만 성을 바꿔 남자가 된 설정. 반응은 거셌다.

쉽게 보면 이나영의 ‘하이킥’ 출연은 영화를 알리기 위한 홍보활동의 일환으로 짐작된다. 상영 중인 영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에서 이나영은 남자에서 여자가 된 인물. 짧은 가발을 쓰고 어설픈 콧수염을 붙인 영화 속 모습이 그대로 ‘하이킥’으로 이어진 것도 영화 홍보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홍보가 다였을까. 그녀가 ‘하이킥’에 출연한 과정을 되돌아 추적해 보자. ‘꽂히면 한다’는 이나영 특유의 열정은 다른 배우의 홍보활동과 달리 ‘하이킥’ 출연이 화제를 모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녀의 측근과 ‘하이킥’ 제작진의 설명을 토대로 재구성한 이나영의 출연기는 이렇다.

이나영과 친구의 대화.

“황정남 알아?”(친구), “황정음 오빠? 나도 ‘하이킥’ 팬이야”(이나영), “영화 속 모습과 비슷한데 출연해보면 재밌을 것 같지?”(친구), “시트콤에? 아는 사람도 없어”(이나영), “내가 김병욱 감독이랑 친해”(친구).

얼마 뒤, 이나영과 소속사 직원들이 나눈 또 다른 대화.

“‘하이킥’에 출연할래요”(이나영), “망가져야 하는데 안돼요”(매니저), “황정남한테 꽂혔어요”(이나영), “여배우 이미지도 생각해야죠”(홍보담당자), “할래요”(이나영).

이를 전해들은 김병욱 PD는 곧바로 촬영 일정을 잡았다. 이나봉이란 이름도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이나영이 등장한 11일 대본 역시 김병욱 PD가 직접 썼다. 잠깐 등장하는 카메오였지만 촬영 시간은 아침 8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무려 19시간이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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