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넷, 동부전 펄펄…시즌 첫 2연승
“1월말부터는 SK가 좋은 경기 한다는 얘기를 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얼핏 듣자면 13연패를 겨우 끊은 감독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신산(神算)’ 신선우 SK 감독의 말이라면 그 무게감이 달라진다. 15일 상대인 동부가 6연승 와중이고, SK 상대로 4번 싸워 전부 이겼는데도 신 감독은 경기 전부터 자신감을 비쳤다. 그 긍정론은 동부를 잡는 파란으로 이어져 요술처럼 맞아 떨어졌다. 무엇이 바뀌었기에?○용병 교체: 다른 팀이 됐다
SK는 NBA 출신 사마키 워커를 버리고 크리스 가넷을 대체용병으로 택했다. 가넷은 미 하부리그나 시리아리그를 겪었고, NBA는 단 한번도 뛰지 못했다. 지난시즌 KTF에 대체용병으로 잠깐 뛰었다. 정통센터가 필요했던 SK에 영입됐다. 신 감독은 “워커가 보이지 않게 리듬을 깼다”고 했는데 그대로였다. 가넷은 득점, 리바운드에 걸쳐 동부전부터 골밑을 지배했다.
○부상자 복귀 : 옵션 다변화
신 감독은 가넷 외에 부상에서 돌아온 이병석을 선발로 넣었는데 적중했다. 이병석은 1쿼터 선제 3점슛 포함, 분위기를 이끌었다. 게임 중엔 역시 부상에서 회복된 루키 가드 변현수를 기용해 재미를 봤다. 과거 김민수 방성윤 주희정 빅3를 거의 풀타임 가동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수시로 선수를 교체해 체력 안배와 매치업의 우위를 확보하는 신 감독식 농구가 SK에 스며드는 인상이다.
○꽉 짜여진 수비 : 김민수가 달라졌다.
신 감독은 김민수를 따로 불러 “매 경기 10득점-10리바운드를 노리라”고 주문했다. 여기서 방점은 10리바운드에 찍힌다. 적극적 수비 가담을 주문한 것. 김민수는 김주성과의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에 SK는 방성윤을 챈들러와, 가넷을 윤호영과 맞붙여 동부를 괴롭혔다. 동부는 1쿼터 4득점에 그쳤다. KBL 역사상 단일쿼터 최소득점 타이기록이다. 4쿼터에 점수를 뺏겨 연장까지 갔지만 연장 5분간 동부를 0득점으로 묶어, 63-52로 이겼다. 수비의 승리였다.
SK는 2009년 10월 24일 이후 첫 2연승을 달렸다. 동부는 팀 최다 타이기록인 7연승에 실패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