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무-대표팀. 스포츠동아DB
요즘 축구팬들은 새벽이 즐겁다. 밤잠을 설쳐도 싱글벙글이다. 유럽파들이 연일 전해주는 골 소식 때문이다.
대표팀 허정무 감독도 희희낙락이다. 중심축인 해외파들이 절정의 기량으로 한국축구를 빛내고 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지금 잘 하고 월드컵에 골을 못 넣으면 어쩌죠”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로 상기되어있다.
박지성(29·맨유)-박주영(25·AS모나코)-이청용(22·볼턴)-기성용(21·셀틱). 이른바 ‘월드컵 황금라인’이 유럽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역대 월드컵 스쿼드 중 가장 탄탄한 공격 라인이라는 평가 속에 파죽지세의 상승세다. 특히 이들은 골 결정력 부재에 시름하는 허정무호에는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허 감독은 “좋은 현상이다. 월드컵까지 가서도 잘 해줘야한다. 국내파들도 해외파 수준으로 올라와야한다. 좋은 자극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해 이청용과 올해 기성용의 유럽 진출이 촉매제가 됐다. 이청용은 최근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선배들을 자극했다. 지능적인 드리블과 빠른 돌파 등 잉글랜드 진출 이후 발전의 속도가 가파르다. 기성용도 프리킥을 전담하는 등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후배들의 활약에 박주영이 화답했다. 1월 31일 니스전에서 머리와 발로 2골을 폭발시키며 한국축구 주전 스트라이커의 위용을 떨쳤다. 시즌 9호골. 2006독일월드컵에서 마지막 경기 스위스전에 뛰었지만 기대에 못 미쳤던 박주영은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체력과 몸싸움, 헤딩능력, 골 결정력 등 모든 부문에서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대표팀 주장인 박지성도 꿈틀거렸다. 1일 아스널전에서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며 관록을 과시했다. 맨유 유니폼을 입은 2005~2006 시즌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개인 통산 10번째 골. 2002한일월드컵의 히어로 박지성은 3회 연속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세다.
최전방과 중원, 양 날개로 구성된 황금라인의 상승세는 곧바로 한국 대표팀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은 역대 최다 유럽파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결코 주눅 들지 않는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무호가 노리는 목표는 사상 첫 원정월드컵 16강. 황금라인의 발끝에 한국축구의 희망이 달려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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