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가 말하는 임수혁 “아마추어 때부터 동고동락 언제나 유쾌한 친구였는데…”

입력 2010-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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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정태 2군 감독. [스포츠동아 DB]

롯데 박정태 2군 감독. [스포츠동아 DB]

아침에 소식을 들었다. 롯데 동료였던 강상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수혁이가 세상을 떠났다고. 그러나 예정을 바꾸지 않았다. 평소와 똑같이 저녁 6시까지 필드에서 선수들을 가르쳤다. 결국 일어나지 못한 수혁이가 그토록 간절하게 바랐을 필드를 지켰다.

롯데 박정태(사진) 2군 감독의 목소리는 잔잔했다. “가슴이 아프네요. 10년 넘게 누워 있다가 깨어나는 사람도 있다던데. 그래서 기대했는데요. 해준 게 많이 없어서 미안하네요. 이제 수혁이 처와 애들을 챙겨야겠네요.”

고(故) 임수혁은 박 감독과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팀에서 같은 방을 쓴 사이다. 그때 같이 라면 끓여먹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너무나 유쾌한 동료였다. 어딜 가도 활력소였고, 선후배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1999년 삼성과 맞붙은 플레이오프는 수혁이와 함께 했던 최고의 추억이었다. 그리고 2000년 4월 18일 잠실 LG전. 수혁이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철렁했다. 원래 심근경색이 있어서 그 시즌을 마치면 수술할 예정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그래도 금방 다시 일어날 줄 알았는데….

그로부터 10년. 누워있던 수혁이를 남몰래 찾아간 적도 여러 번. 그러나 수혁이는 끝내 세상과 작별했다. 박 감독은 “아프다”란 말을 되뇌었다. 또 “이제 수혁이의 처와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든 힘이 되겠다”고 했다.

박 감독은 7일 밤 교회에 가서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8일 홀로 임수혁의 장례식장을 찾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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