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피스 성공률이 16강 변수…30% 넘으면 살고 못넘으면 죽고

입력 2010-0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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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허정무 감독. [스포츠동아 DB]

역대 월드컵 본선 골 집중분석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준비 중인 대표팀 허정무(55) 감독이 올 들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세트피스다. 1월 남아공·스페인 전훈에서 상당 시간을 세트피스 훈련에 활용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노리는 한국이 본선 무대에서 승부수를 띄워야하는 것이 바로 세트피스이기 때문이다.

훈련 효과는 동아시아선수권 첫 경기에서 나타났다. 대표팀은 홍콩을 상대로 5골 가운데 3골을 세트피스로 만들어냈다. 무려 60%의 확률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팀들보다 약체이긴 하지만 연습했던 장면을 실제 경기에서 재연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세트피스 골 분포 30%가 모범답안

대표팀 박태하 코치는 “지도자 교육을 받다보면 대부분의 대회에서 나온 골 가운데 30% 정도가 세트피스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월드컵 본선 통계를 봐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2006독일월드컵 테크니컬 리포트에 따르면, 대회 기간에 터진 총 147골 가운데 46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페널티킥 골까지 포함된 숫자다. 2002한일월드컵에서도 총 161골 가운데 45골이 세트피스에서 터졌다. 2006독일월드컵에서는 31.3%, 2002년 한일월드컵에는 27.9% 정도를 차지했다.

월드컵 16강 이후 터진 골의 분포를 보면 세트피스 골의 비중은 더욱 늘어난다. 독일월드컵에서는 16강부터 결승까지 총 30골이 터졌고, 이 가운데 13골이 세트피스에서 만들어졌다. 무려 43.3%의 비중이다.


○16강행 밝힌 허정무호의 세트피스



대표팀은 올 해 눈에 띄게 세트피스에서 나오는 골의 분포가 높아졌다. 허정무 사단 출범 이후 2009년까지 총 43골을 뽑아냈고, 세트피스에서 나온 골은 16골이다. 비중은 37%다.

올해는 확연하게 높아졌다. A매치 4경기 10골 가운데 5골을 세트피스로 만들었다. 질적인 향상이 눈에 띈다. 장신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는 잠비아와 핀란드를 상대로 세트피스로 각각 1골씩을 넣었다.

홍콩전에서는 무려 3골이 터졌다. 훈련에서 약속된 움직임과 킥을 통해서 골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물론 안심하긴 이르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팀들과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는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는 질적으로 다르다. 본선에서는 지금처럼 많은 세트피스 골을 양상해내긴 쉽지 않다.

허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는 1∼2골에 승부가 갈린다. 때문에 세트피스의 정확도를 높인다면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상 세트피스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셈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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