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상화 에이전트 진짜 없다니까요”

입력 2010-03-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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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선수 아버지. 스포츠동아DB

상화 아버지 이우근씨 ‘전화 몸살’

“(이)상화 에이전트요? 그런 거 없습니다. 안 그래도 전화가 자꾸 와서 죽겠습니다. 한동안 (전화를)안 받았더니 이제는 집으로 찾아오더라고요. 허허.”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이상화(22·한국체대)의 아버지 이우근(53·사진) 씨는 요즘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남모르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상화가 메달을 따자마자 많은 이들이 광고계약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까닭이다.

문제는 올림픽 직후 급상승한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에이전트를 사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대증권은 경기 직후 “이상화의 에이전트가 개런티로 2억5000만원을 요구해 모델 기용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버지 이 씨는 “현재 상화의 에이전트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상화나 부모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광고업체와 먼저 거래하는 중간 브로커들이 있다는 얘기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이다. 기업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파급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실제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은 기업 매출 증가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따른 효과가 수천억 원, 아니 수조 원에 달한다는 발표가 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세계 1등을 거머쥔 이상화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계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모태범, 이승훈 역시 광고업계에서 섭외 1순위. 그러나 기업간 과열경쟁으로 자칫 잘못하면 선수들의 이미지에 흠집이 갈 위험성이 높다.

이 씨도 “그런 분들 때문에 상화가 혹 곤란해질까 걱정된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런 부분들(광고, 에이전트)은 일단 상화가 돌아오면 상의를 할 것이다. 내가 임의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맙지만 조금 자중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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